진원 깊이 10㎞ 불과해 피해 커져
중상자만 200여명… 사상자 늘 듯
한국인 피해 접수는 아직까지 없어
5일 오후 인도네시아 휴양 섬 롬복을 강타한 지진에 따른 피해가 커지고 있다. 아시안게임을 열흘가량 앞두고 있는 인도네시아 당국은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6일 기자회견에서 전날 오후 7시46분(인도네시아 동부시간) 롬복 북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최소 98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붕괴된 건물에 대한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상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섬을 관할하는 누사텡가라바랏 주정부 당국자는 이날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망자 수가 142명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BNPB 대변인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일단 부인하면서도, “(공식 집계 수치인) 98명보다 사망자가 늘어날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사상자 대부분은 롬복섬에서 나왔다. 특히 진앙과 가까운 롬복섬 북쪽 지역에서는 사망자가 72명에 달했다. 부상자도 60여명에 이른다. 또 인근 발리섬에서도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했다. 사망자는 전원 현지인으로 알려졌다.
진앙에서 50㎞가량 떨어진 롬복 중심 도시 마타람 시내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마타람을 방문 중이던 카시비스완탄 샨무감 싱가포르 법무ㆍ내무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진 당시 10층에 있던 객실이 마구 흔들려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며 벽 곳곳에 금이 가고 문이 떨어져 나갔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10㎞에 불과해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진의 규모를 7.0으로 공표했다 6.9로 정정했다.
tvN ‘윤식당’ 촬영지로 유명세를 끌었던 인근의 길리섬 등에서도 공포에 질린 관광객을 소개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BNPB 대변인은 “선박 3척을 동원, 길리 트라왕안섬에서 내ㆍ외국 관광객 200여명을 구조했다. 아직 700여명이 섬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중 한국인은 7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은 파악하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구조되는 대로 공항이나 항구를 통해 롬복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부두에 버스를 배치하고 담당 영사를 급파했다”고 말했다. 한국인 사상자는 현재까지 접수되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강진으로 인한 불안감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 18일부터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관광부는 아리프 야야 장관 명의의 성명을 내고 “지진에 따른 항공 노선, 여정 변경 시 추가 요금 부담 없이 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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