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대 도시인 일리노이 주 시카고가 주말 내내 총성과 유혈로 얼룩졌다.
총격 사건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미국 대도시로 꼽히는 시카고의 시내와 시 외곽에서 금요일인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밤부터 월요일인 6일 새벽 사이에 여러 건의 총격 사건이 동시다발로 발생해 모두 12명이 사망하고 50여 명이 부상했다고 CNN과 현지 WGN9 방송이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토요일 낮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반나절, 약 14시간 동안 4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CNN은 "모두 66명이 총상을 입었고 이들 중 12명이 사망했다"면서 "사상자의 3분의 1이 넘는 수가 10대 청소년"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시카고에서 지난 주말 모두 33건의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병원이 총상 환자로 넘쳐났다고 시카고 트리뷴 등 현지언론은 전했다.
시내 마운트 시나이병원은 총상 환자가 밀려들면서 응급실 수용 인원을 초과해 환자를 받지 못했다.
그리셤 지역에서 8명이 총상을 입었는데 그중 4명은 10대 소녀였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시카고 경찰국 프레드 월러 국장은 "갱단원들이 휴가철에 몰린 인파를 방패막이 삼아 총격을 자행하고 있다. 누가 맞든지 상관없다는 식으로 군중을 향해 쏜다는 말을 한다"고 말했다.
월러 국장은 "시카고는 주말 밤 엄청난 폭력을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시내 론 지역에서는 토요일 대낮에 두 남성이 거리를 사이에 두고 총격전을 벌였다. 십자포화를 받은 끝에 50대 남성 한 명이 즉사했다.
일요일 새벽 1시께도 18명이 총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로건광장에서는 20대 여성이 복부에 총을 맞아 후송됐다.
13세 소년도 총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는 시카고 현지 방송에 "외상처치센터에 부상자가 폭주했다. 분별 있는 총기규제가 필요하다. 장례식이 아니라 도시의 재건과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총격 현장에서 46명을 체포하고 총기류 60여 정을 수거했다.
시카고 경찰국은 올해 7월까지 총격 사망자가 33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415명)보다 많이 줄었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경찰의 발표가 무색할 정도로 지난 주말 최악의 총기 폭력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CNN은 "총에 맞은 사람은 11세부터 62세까지 전 연령대가 포함돼 있다"면서 "한 사건은 군중을 향해 총을 쏜 것이었다"고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 백악관 비서실장 출신인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거리에 너무 많은 총기가 있다.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도 너무 많다. 반면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 가치는 혼동돼 있다"며 탄식했다.
시카고의 총기 사건 사망자 수는 연간 700명이 넘는다. 이는 인구가 더 많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의 총기 사건 사망자를 더한 숫자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시카고에서의 범죄와 살인은 급속한 확산 단계에 있다"며 '시카고 총기 범죄 타격 병력'으로 명명된 연방특별팀 투입을 명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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