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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비례대표 100명으로 늘리고 의원 월급 줄여 선거제도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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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비례대표 100명으로 늘리고 의원 월급 줄여 선거제도 개혁”

입력
2018.08.09 04:40
수정
2018.08.09 11: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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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300명 예산으로 353명 일하면 

 한국 정치판의 풍경 달라질 것 

 

 #2 

 文정부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 

 평화당은 좌우개념 아닌 아래로 

 약자 돕는 대안 제시하며 경쟁 

[저작권 한국일보]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2018-08-08(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2018-08-08(한국일보)

“같은 비용으로 머슴 더 쓰면 좋은 일 아닙니까?”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선거제도를 개혁할 천재일우의 기회가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과 동료 의원의 저항을 중재할 나름의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비례대표를 100석까지 늘리는 대신 국회 예산을 10년간 동결하자는 것이다. 그는 “수면 아래 가라앉은 선거제 개혁을 정동영이 띄워 올렸다”며 “올해 말까지 국회가 선거법 개정을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평화당의 최우선 과제로 “1% 지지율 정당에서 하루 빨리 탈피하는 것”을 꼽았다. 하지만 정부나 여당의 노선을 따라가선 안 된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의 은산분리 규제완화를 꼬집으며 “친 재벌, 친 자본 노선으로 우클릭한다면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와 다를 게 무엇이냐”고 일갈했다.

-대표 당선 이후 연일 ‘선거제도 개혁’을 강조하고 있는데.

“올해가 지나가면 물 건너간다. 새로운 안도 필요 없다. 2015년 2월 중앙선관위가 제시한대로 비례대표를 100명으로 늘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된다. 문제는 (현재 253명인) 지역구 의원을 53명 줄이자고 하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거고, 지역구를 유지하면 의원 정수가 늘어 국민이 반발할 것이다.”

-국민을 설득할 묘안이 있나.

“내주 초 각 당 지도부를 모시고 토론회를 열려고 한다. 10년간 국회 예산을 동결하면 된다. 300명 예산으로 353명에게 월급을 주겠다고 하자. 국회의원 한 사람이 받는 세비는 지금보다 줄겠지만 이렇게만 된다면 한국 정치판의 풍경이 달라질 거다. 선거제도 개혁이 합의되면 개헌은 딸려 들어온다. 문희상 의장을 중심으로 5당 연대를 만들자는 게 내 주장이다.”

-평화당 지지율이 처참하다. 1%대까지 추락했다.

“존재감이 없다는 게 가장 문제다. 현실적으로 아직 평화당은 당이 아니다. 지방선거라는 쓰나미를 만나 다 쓸려갔고 주춧돌 몇 개만 남았다. 지금은 주춧돌을 고르는 과정인데, 바로 당 노선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아 평화당이 약자 편에 서서 눈물 닦아주고 대안 제시하는 길로 가는구나’라고 진정성을 느끼면 지지율 오를 것으로 믿는다. 평화당의 존재 이유를 국민이 인정하면 그게 곧 경쟁력이 될 것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 중 당 정강정책ㆍ당헌이 담긴 소책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 중 당 정강정책ㆍ당헌이 담긴 소책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오대근 기자

-당내에서도 좌클릭 우려가 나오는데.

“좌우 개념이 아니라 아래로 가자는 거다. 약자들이 신음하는 고통의 현장으로 가겠다. 약자 편에 서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를 주도하는 것은 당 강령에 나와있는 내용이다.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던 강령 그대로 가자는 것뿐이다. 평화당은 민주당, 정의당과 경쟁하겠다.”

-협치와 경쟁 사이에서 딜레마가 있을 텐데.

“평화문제는 적극 뒷받침하고, 경제는 비판적 야당 구실을 하려 한다. 시민사회 전문가들은 현 정부가 1년 지나면서 관료에게 포위돼 참여정부 후반기의 실패를 되풀이할까 걱정하고 있다. 오늘 경실련 토론회에서도 정부가 너무 친재벌, 친자본으로 우클릭한다는 우려가 나왔는데 우리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번 은산분리 규제완화 조치도 저는 반대 입장이다. 은산분리를 가장 강하게 고수하고 있는 미국이 핀테크 최강자다. 은산분리의 벽을 허무는 것과 핀테크, 4차 산업혁명은 관련이 없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이의재 인턴기자(한양대 국어국문학과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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