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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문제 숨기는 거 아니냐” BMW 화재원인 의문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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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문제 숨기는 거 아니냐” BMW 화재원인 의문 증폭

입력
2018.08.10 04: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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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EGR 결함 탓’ 진단 속

화재 발생 7, 8월에 급격히 증가

“기록적 폭염으로 과열” 추측도

전문가는 “차 첨단화로 결함 늘어”

리콜 대상이 아닌 BMW 승용차에 이어 타 메이커 가솔린차까지 불이 나면서 차량 화재 사고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BMW의 경우 화재원인으로 꼽은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만이 아닌 다른 원인을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가 첨단화하면서 전례 없는 결함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EGR 불량이 아닌 다른 원인이 있나

9일 경남 사천시와 경기 의왕시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올해 BMW 차량의 화재 발생 건수는 36건으로 늘었다.

경기 의왕시 제2경인고속도로에서 발생한 320d(2014년식)는 BMW에서 인정한 EGR 결함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차도 리콜 대상인데,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고 운행 중이었다. 하지만 경남 사천시에서 불이 난 730LD(2011년식) 모델은 화재원인이 다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EGR 결함으로 인한 리콜 대상이 아닌 데다, 발화지점도 EGR이 원인이 된 차들과 달리 보닛 앞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BMW코리아와 정부 당국에서는 매연저감장치(DPF) 손상을 유력한 화재원인으로 보고 있다. DPF는 경유가 제대로 연소하지 않아 생기는 탄화수소 찌꺼기 등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보통 15만㎞가 교체주기인데, 교체비용이 수백만원에 달해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비공인 부품으로 교체하다 화재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사천의 화재 차는 2014년 이후 공식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아, 그간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만 불이 나나, 폭염이 원인일까

국내에서 BMW 화재가 잇따르는 데 대해 BMW는 “EGR 부품 결함으로 인한 디젤차 화재 발생 빈도는 전세계적으로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BMW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디젤차 가운데 EGR 결함으로 인한 화재 발생 비율은 한국에서 0.10%, 전 세계 0.12%로, 오히려 한국에서 화재 빈도가 낮다. BMW는 한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디젤차 32만여대에 대해 EGR 결함으로 리콜에 들어간다.

다만 올해 월별 국내 BMW 화재 발생 건수가 7월부터 8월 9일까지 20건으로, 그 이전까지 한 달에 5건 미만의 화재가 발생했던 것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것은 면밀한 원인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 여름 기록적 폭염이 엔진 과열을 부추겼을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자동차 화재는 연간 5,000여건씩 발생한다. 교통사고ㆍ방화ㆍ부주의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건을 제외한 70% 정도가 기계ㆍ전기적 원인 또는 원인 미상 화재다. 지난해(3,576건)에는 하루 평균 10건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차량 화재가 점점 늘어나는 근본 원인을 차의 첨단화에서 찾고 있다.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동차에도 다량의 전기ㆍ전자부품이 들어가 복잡해지고, 오류도 그만큼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BMW화재는 현재 완성차 업체들이 직면한 숙제를 드러내는 계기”라며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개발 등으로 앞으로 전장부품 사용이 더 급격하게 늘게 되면 통제할 수 없는 결함도 늘 수밖에 없는 만큼, 당국은 리콜 제도를 보다 정교하게 만들어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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