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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를 완성하는 S펜의 끝없는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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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를 완성하는 S펜의 끝없는 진화

입력
2018.08.1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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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 블루(왼쪽)와 메탈릭 코퍼 색상 갤럭시노트9. 앱 원격제어가 가능해진 스마트 S펜의 시그니처 색상은 오션 블루에 적용된 노란색이다. 삼성전자 제공
오션 블루(왼쪽)와 메탈릭 코퍼 색상 갤럭시노트9. 앱 원격제어가 가능해진 스마트 S펜의 시그니처 색상은 오션 블루에 적용된 노란색이다.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고정 팬이 유난히 많은 스마트폰으로 꼽힌다. 그 중 한 명을 붙잡고 노트에 꽂힌 이유를 물어보면 거의 다 “S펜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안 써본 사람은 모르지만 사용해보면 그 매력에 푹 빠진다는 게 바로 S펜이다.

삼성전자가 2011년 처음 선보인 갤럭시노트는 스마트폰에 펜으로 필기하는 시대를 열었다. 이후 유사 제품들이 나왔지만 S펜은 한 발 앞선 혁신으로 독보적인 자리를 유지해왔다.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자 애플의 아이폰에 없는 한 가지도 S펜이다.

갤럭시노트를 완성하는 S펜이 한층 강해져 돌아왔다. 삼성전자가 9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공개한 갤럭시노트9의 S펜에는 처음으로 소형 블루투스 모듈이 적용돼 스마트폰 앱 원격 제어가 가능해졌다. 쓰고 그리는 도구에서 내비게이션으로 발전한 S펜은 번역 기능을 추가했고, 메시징 수단으로 발돋움한 데 이어 또 한번 진화했다.

2011년 갤럭시노트의 S펜은 대화면 스마트폰에 실제 필기구의 아날로그 느낌을 구현한 혁신으로 주목 받았다. 이듬해 8월 독일 베를린 IFA 2012에서 공개된 노트2의 S펜에는 PC에서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내비게이션 기능이 더해졌다. 동영상이나 메일 제목에 올려 놓으면 콘텐츠 미리보기가 가능한 ‘에어뷰(Airview)’다.

필기가 가능한 스마트폰 시대를 개척한 2011년 갤럭시노트(왼쪽)와 이듬해 출시된 갤럭시노트2의 S펜.
필기가 가능한 스마트폰 시대를 개척한 2011년 갤럭시노트(왼쪽)와 이듬해 출시된 갤럭시노트2의 S펜.

2013년 노트3의 S펜은 버튼을 누르면 유용한 기능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에어 커맨드(Air Command)’, 메모한 정보를 인식해 전화를 걸거나 연락처를 저장하는 ‘액션 메모’, 웹페이지 등을 캡처한 뒤 원하는 글자를 쓸 수 있는 ‘캡쳐 후 쓰기’ 등도 가능해졌다.

노트4에서는 펜의 속도뿐 아니라 입력 각도, 방향 등을 더욱 정확하게 인식해 실제 펜과 같은 자연스러운 필기감으로 쓰기의 즐거움을 제공했다. 펜 미술붓 연필 형광펜 서예붓 수정펜에 만년필과 캘리그라프까지 지원했다. 어떤 앱을 사용하더라도 원하는 부분만 선택해 복사ㆍ저장ㆍ공유가 가능한 ‘스마트 셀렉트(Smart Select)’ 기능도 처음 들어갔다.

노트5 S펜은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메모가 가능한 ‘꺼진 화면 메모’와 긴 화면을 한 번에 캡처하고 메모하는 ‘스크롤 캡처’를 처음 지원했다. 5개월 만에 조기 단종된 ‘비운의 노트’ 갤럭시노트7은 웹페이지나 문서의 특정 단어에 S펜을 대면 자동으로 번역해주는 기능을 선보였다. 인식이 가능한 언어는 38개이고, 번역해주는 언어는 71개나 됐다.

지난해 출시된 노트8는 ‘라이브 메시지’를 통해 S펜으로 소통의 영역까지 진출했다. S펜으로 쓰고 그린 것을 최대 15초 분량까지 GIF 파일로 만들어 SNS로 공유가 가능해졌다. 번역 기능은 기존 단어에서 문장 단위로 확대됐고 각국의 통화, 길이, 무게도 해당 언어에 맞게 변환을 해주는 단계로 발전했다.

노트1에서 시작해 노트8에 이르는 동안 소프트웨어는 물론 S펜의 하드웨어도 꾸준히 강화됐다. 노트5까지 1.6㎜였던 펜팁 지름은 노트7부터 0.7㎜로 더 세밀해졌다. 노트1에서 256단계로 시작한 필압은 노트2ㆍ3에서 1,024단계였고, 노트4(엣지)ㆍ5는 2,048단계로 발전했다. 노트7 이후는 4,096단계라 실제 펜으로 종이에 쓰는 듯한 느낌까지 준다. 노트7 이후에는 S펜 자체도 IP68 등급의 방수 기능을 갖춰 욕조나 수영장에서도 쓸 수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갤럭시노트7, 8, 9과 각각의 S펜.
왼쪽부터 순서대로 갤럭시노트7, 8, 9과 각각의 S펜.

갤럭시노트9은 8년간 진화한 S펜의 결정판이다. 삼성전자는 그래서 ‘스마트 S펜’이란 이름을 붙였다. 블루투스 기능으로 반경 10m 안에서 스마트폰의 카메라 조작이 된다. 스마트 S펜의 버튼을 짧게 두 번 누르면 전후면 카메라 방향이 전환되고 한번 누르면 촬영이다. 셀피를 찍거나 삼각대 또는 스탠딩 케이스에 올려 두고 멀리서 사진을 찍을 때도 편리하다.

프레젠테이션은 ‘삼성 덱스’를 활용해 TV나 모니터에 자료를 띄운 뒤 버튼을 한번 누르면 다음 슬라이드로 넘어가고, 짧게 두 번 누르면 이전 장으로 돌아간다. 노트북은 필요 없어졌다.

현재 스마트 S펜 버튼으로 원격 제어가 가능한 앱은 카메라 갤러리 음성녹음 삼성뮤직 삼성비디오 유튜브 스냅챗 스노우 B612 MS파워포인트, 한컴오피스쇼 등 11개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해 S펜 원격 제어 생태계를 계속 확장할 계획이다.

스마트 S펜에는 배터리가 아닌 슈퍼 캐퍼시터(Super Capacitor)가 들어가 충전할 필요가 없다. 갤럭시노트9에 꽂아 놓으면 40초 만에 완충이 된다. 완충된 S펜은 대기 시간 기준 30분, 최대 200번까지 버튼을 누를 수 있다. 혹 스마트 S펜을 분실해 새로운 S펜을 사용할 경우 기존 연결을 해제한 뒤 새 S펜을 노트9에 꽂기만 하면 자동으로 연결된다.

삼성전자 상품기획팀 관계자는 “갤럭시S9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을 굳이 한 가지 고르라면 스마트 S펜”이라고 자신했다.

뉴욕=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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