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대학 정시 비중 높아질 것으로
수학 기하ㆍ과학Ⅱ 수능에 결국 포함
고교학점제 시행 2025년으로 미뤄져
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입시를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부터 정시모집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전형 비중이 30% 이상 늘어난다. 이럴 경우 국내 4년제 대학 중 30~40개 대학이 수능전형 비율을 지금보다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교학점제와 내신 성취평가제 등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고교 혁신정책 시행은 2025년도로 미뤄져 교육개혁 완수는 결국 차기 정부로 넘어가게 됐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 방향’을 발표했다. 우선 대입개편 공론화가 시작된 이후 학생ㆍ학부모 및 교육시민단체의 최대 관심사였던 대입 선발방법과 관련, 교육부는 정시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능위주 전형 비율을 30% 이상 늘리도록 각 대학에 권고하기로 했다. 현행 고등교육법상 입시를 대학에 강제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해 전형 비율을 충족한 대학에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줄 방침이다. 서울 주요대학들은 거의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입시학원들은 수능전형 30% 기준에 따라 늘어나는 정시 선발 인원이 6,000명선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산업대ㆍ전문대ㆍ원격대와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비중이 30% 이상인 대학은 권고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활용은 국가교육회의 권고대로 대학 자율로 하되, 선발방법의 취지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할 방침이다. 수능 과목은 국어ㆍ수학ㆍ직업탐구에 공통+선택형 구조를 도입한다. 공통과목과 필수선택과목 시험을 함께 치르도록 하는 방식이다. 탐구영역은 문ㆍ이과 구분 없이 17개 과목(사회 9개, 과학 8개) 중 2과목까지 선택하게 했고, 논란이 많았던 수학 기하와 과학탐구 과학Ⅱ(4개 과목)은 선택과목으로 수능에 포함됐다.
나머지 쟁점은 국가교육회의 권고안과 대입정책포럼을 통해 드러난 교육부 방침을 대부분 따랐다. 영어, 한국사에 더해 수험생들의 쏠림 현상이 심했던 제2외국어/한문은 예상대로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한다. 수능-EBS 연계율도 현행 70%에서 50%로 낮추고 간접연계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정책숙려제를 거쳐 윤곽을 드러낸 학교생활기록부의 경우 수상경력은 현행대로 기재하되, 대입에 활용하는 경력 개수를 학기당 1개(총 6개)로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또 자율동아리는 학년당 1개만 기재하고 소논문 기재는 불허한다.
공정성 비판을 받았던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해 자기소개서 분량을 5,000자(4개 문항)에서 3,100자로 줄이고 교사추천서는 폐지한다. 적성고사도 2022학년도부터 없앤다.
고교학점제 시행은 늦춰져 교육부는 2025학년도 고1부터 이 제도와 내신 성취평가제를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고교체제 개편은 현행대로 추진돼 2020년까지 자율형사립고ㆍ외국어고ㆍ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김 부총리는 “대학입시의 공정성과 단순화, 공공성과 책임성이 개편안에 담길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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