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ㆍGS리테일ㆍ세븐일레븐
상반기 영업익 일제히 뒷걸음질
신규 점포 출점도 급격히 줄어
근접 출점 규제 임박 또 다른 악재
경기 불황에도 유통업계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온 편의점 업체들의 수익성이 ‘최저임금 인상’ 이후 눈에 띄게 악화하고 있다. 편의점 업체들의 유일한 성장 엔진인 신규 출점 속도가 최근 눈에 띄게 줄고 있어, 편의점 산업 전체가 본격적인 ‘빙하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 3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모두 뒷걸음질 쳤다.
BGF리테일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83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GS리테일의 영업이익도 533억원으로 32% 감소했다. 롯데가 운영하는 세븐일레븐의 영업이익도 199억원으로 2.4% 줄었다.
편의점 업체들의 영업이익률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BGF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5%에서 올해 반기 3%로 1.5%포인트 떨어졌다. GS리테일의 영업이익률도 2015년 3.6%에서 해마다 줄어 올해 상반기 1.8%까지 감소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0%로 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편의점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한 것은 올해부터 본격화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이 깊다. 편의점 업체들은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오르자 업체별로 최대 500억원의 상생기금을 마련해 점주들을 지원해 오고 있다. 500억원의 상생기금은 국내 최대 편의점 업체 CU의 지난해 영업이익의 20% 수준이다. 매출이 제자리거나 소폭 늘어난 상황에서 영업 이익이 한꺼번에 20%가량 줄자 주요 편의점 업체들의 영업이익률도 동반 급락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편의점의 주요 성장 동력이던 신규 점포 출점이 최근 급격히 줄고 있는 것도 편의점 사업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CU의 올해 7월까지 점포 증가 수는 44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92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같은 기간 GS25의 점포 증가 수도 415개로 지난해 1,183개의 35%에 그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신규 점포의 월 매출 기준이 상향되면서 예전이면 무난히 점포를 열 수 있었던 장소에도 올해는 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편의점 개점을 준비했던 퇴직자 등 개인 사업자들도 최근 사태를 관망하고 출점을 미루면서 편의점 점포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의 어려운 사업 환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이 10.9% 인상된데다, 편의점 브랜드 간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정부 규제가 조만간 시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영업이익의 20%에 육박하는 상생기금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더 지원금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점주들이 최저임금 추가 인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내년에는 상생금을 얼마나 지원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근접 출점 제한이 본격화되면 신규 출점이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 있어 편의점 업계 성장 동력이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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