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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살리려면 집값 부담을 줄여야… 주택공급 대폭 확대가 우선

입력
2018.08.20 18:00
수정
2018.08.20 18:4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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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의 투자의 기초] <14>경제난 해소할 정책은

투자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자산 가치가 무기력하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인데, 주가는 속절없이 하락해 코스피 지수가 2,200대 전반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제는 주가의 추세 상승에 대한 기대는 접고 반등하면 처분하고 떠나겠다는 불안만 팽배하다. 금리 또한 낮아 선뜻 투자에 나설 만한 국내 금품도 없다. 해외 금융상품 쪽 사정은 더 어렵다. 해외 주식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브라질 채권 등 고금리 상품에 대한 투자도 해당국가 환율의 대폭 절하로 인해 큰 손실을 봤다.

대대적인 정부 합동 현장점검과 일제 단속에도 용산과 강남 재건축 단지 일대 상당수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문을 걸어 잠갔지만, 매수를 희망하는 문의 전화는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대대적인 정부 합동 현장점검과 일제 단속에도 용산과 강남 재건축 단지 일대 상당수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문을 걸어 잠갔지만, 매수를 희망하는 문의 전화는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실물자산 쪽도 투자할 만한 곳이 마땅하지 않다. 노후생활 대책으로 여겨졌던 상가 임대는 임대료 하락과 높아지는 공실률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2000년대 평균 46만m²였던 오피스 공급물량이 2017~2020년 평균 191만m²로 확대됐다. 이에 반해 경기는 여의치 않다. 실제로 임차인의 영업부진으로 인해 임대료 체납도 많아졌다. 다만 서울 집값이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지만, 이는 추세 상승으로 보긴 어렵다. 거래가 소원한 상태에서 집값 상승은 단순 반등에 불과하기 때문인데, 경제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집값 상승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특히 최근 3년간 소득 대비 집값 상승이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을 추세 상승으로 보긴 어렵다.

때문에 이제라도 여건을 객관적으로 따져야 하는데, 제반 여건이 연초 대비 여의치 않은 쪽으로 바뀐 것 같다. 우선 세계경제가 심상찮다. 7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세계성장률 전망 기조는 4월의 전망과 비슷했지만 경기추세 전망은 다소 달라졌다. 특히 IMF는 주요 경제대국들이 자국의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자국시장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데 따른 무역분쟁을 우려했다. 이는 수출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경제에게 부담이다. 더구나 대다수 국가의 혼란스런 환율 등락까지 겹쳐 해외 쪽 여건이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바뀌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듯하다.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밖에 없는데, 이와 관련해 무엇보다 투자활성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기업 쪽뿐 아니라 금융 쪽도 자유롭게 해주어야 한다. 기업 쪽만 풀리면 투자 재원이 부족하고, 금융 쪽만 풀리면 투자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또 국민들의 비용부담 감소 방법도 강구돼야 한다. 특히 부담이 큰 의료비와 주택비용을 낮추어야 한다. 의료비 절감은 원격진료, 의사 수 증원 등 여러 방법이 있다. 주택비용 절감, 특히 서울 집값 안정은 공급만 더 늘리면 가능하다. 국민적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 경제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은 주택비용 감소다. 소비성향 집값이 상승할 때 급격하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가구의 45%가 무주택이기에 집값이 상승하면 소비가 제약을 받고(집값 비용 마련 때문에), 이러한 소비의 제약은 곧 내수경기의 급격한 위축으로 이어진다. 참고로 집값 상승기에는 출산율도 떨어지지만 집값 안정기엔 출산율도 안정됐다. 서울의 체계적 개발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무제한적 주택공급 확대가 우선이다.

현재의 자산시장 관련 해외나 국내 쪽 여건 모두 여의치 않다. 거론된 여건이 가시적으로 개선될 때까지는 현금성 자산을 중시하는 것도 투자다.

전 IBK투자증권 사장

신성호 전IBK 투자증권 사장
신성호 전IBK 투자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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