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에게 배상금까지 지불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행 범죄를 가장 먼저 고발해 ‘미투(Me Too)’ 운동을 전세계로 촉발시킨 이탈리아 여배우 아시아 아르젠토가 10대 미성년 소년을 성폭행해 배상금까지 지불했던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아르젠토의 성폭행 사건은 와인스틴 건과는 별개이지만,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아르젠토가 5년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호텔에서 당시 17살이었던 남성 배우 겸 록 뮤지션을 성폭행했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지난 4월 38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는 현재 22살이고, 아르젠토는 42세이다. 피해자는 한 영화에서 아르젠토의 아들 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NYT는 제3자로부터 받은 이메일을 통해 양측간에 오간 피해보상 관련 문건과 사진 등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또 사안을 알고 있는 3명으로부터 관련 문건들이 진짜임을 확인 받았다고 전했다.
NYT가 입수한 문건들에 따르면 아르젠토는 지난해 와인스틴 성폭행 폭로로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던 시기에, 자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와 보상 협상을 벌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르젠토의 성폭행을 주장하는 남성의 변호사가 작성한 문건에는 아르젠토가 (와인스타인 사건과 관련) 성폭력 피해자로 비춰지는데 대해 자신의 고객이 견디기 힘들어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난 이후 피해자의 행동에 모순된 점이 발견되기도 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성폭행이 일어난 이후 두 사람이 함께 점심을 먹었는가 하면, 한달 뒤 피해자가 아르젠토에게 ‘보고싶어요, 엄마!!’라는 메시지를 썼다는 것이다. 아르젠토 역시 피해자에게 돈을 지불한 이후인 7월 17일 피해자의 인스타그램 포스팅에 좋아요를 누르기도 했다.
한편 와인스틴은 재판에서 성폭행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아르젠토와 그가 서로 동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는 것이다. 아르젠토는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에서 와인스틴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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