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지난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 당시 낙제점인 E등급을 받은 13개 대학의 상황을 보면, 평가 구조는 많이 달라졌지만 회생이 그리 녹록하지는 않아 보인다.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3년 전 대학구조개혁평가 당시 E등급을 받은 4년제 5곳 중 대구외대, 서남대, 한중대 등 3곳이, 전문대 7곳 중 대구미래대 1곳이 문을 닫았다. E등급 대학의 경우 재정지원이 전면 중단되고 학생들의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도 100% 제한됐었다. 교육부는 매년 재평가를 통해 시정요구사항을 잘 이행한 대학들에게 재정지원을 재개해 자율적 개선을 유도했다. 그러나 이들 폐교 대학들은 시정요구사항의 3분의 1 이상을 미이행하거나 법인 비리가 계속돼 교육부가 결국 폐쇄 명령을 내렸다.
나머지 9곳 중 7곳은 2015년에 이어 이번 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도 재정지원제한대학 및 정원감축(역량강화대학)에 포함됐다. 이중 정원감축만 해도 되는 곳은 2곳뿐이며, 5곳은 정부에서 단 한 푼도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재정지원제한대학 유형Ⅱ로 분류됐다. 당시 평가 이후 교육부의 컨설팅을 받으며 자체 구조개혁에 매달렸지만 결국 체질개선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대학구조개혁평가 때 E등급에 이어 이번에도 역량강화대학으로 분류된 동아보건대(전 동아인재대)의 김경택 총장은 “우리 대학은 중간에 이행점검을 통해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 제한이 풀리는 등 노력을 인정받았었다”며 “그동안 학과 개편도 하고 정원 역시 200명이나 감축했음에도 영양분(재정) 공급이 끊기게 된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번 평가에서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되며 회생에 성공한 대학은 루터대와 강원도립대 2곳뿐이다.
교육부는 향후 3년간 5만명의 대학 정원을 감축해 부실대학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한 대학들의 정원 감축을 유도해 1만명을 감축하고, 나머지 4만명은 학생들이 부실 대학을 선택하지 않는 등 ‘시장논리’에 따라 자연히 감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다시 재정지원제한을 받게 된 한 E등급 대학 교수는 “평가가 낮다고 지원하지 않는 등 낙인효과로 피해가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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