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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채용’ 헤드헌팅업체, 권재홍 당시 MBC부사장과 친인척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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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채용’ 헤드헌팅업체, 권재홍 당시 MBC부사장과 친인척 관계

입력
2018.08.27 04:40
수정
2018.08.27 09: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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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파업 경력 불법 채용]

2014년 공채 아닌 업체에 맡겨

프로매치코리아가 12명 채용

보도국장이 ‘명단’ 건네면 뽑아

권재홍 MBC 전 부사장 앵커 시절 모습. MBC 제공
권재홍 MBC 전 부사장 앵커 시절 모습. MBC 제공

잇단 시용ㆍ경력기자 채용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MBC는 2014년 갑작스럽게 인력 채용 방식을 바꾼다. 지원자 수가 급감하자 이를 타개할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던 것. 회사 경영진은 회의를 통해 ‘공고→지원’이 아닌 ‘헤드헌팅업체 이용한 1대 1 방식 채용’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회사 내부에서는 그 의도를 두고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MBC 관계자는 “2012년 경력 채용으로 주니어급 기자들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옹호하고 노조와 파업에는 부정적인 인력들로 채운 데 이어 정치부나 사회부 같은 핵심 부서 데스크 인력마저 물갈이하겠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MBC의 헤드헌팅 채용 과정’은 업체 선정부터 석연치 않았다. 당시 사측은 ‘프로매치코리아’라는 업체를 통해 1, 2, 3차에 걸쳐 12명을 경력기자로 채용했다. 무엇보다 프로매치코리아 부사장 김모씨는 당시 권재홍 부사장과 동서관계였다. 익명을 요구한 MBC 관계자는 “당시 권 부사장과 업체 김모 부사장이 사실상 경력기자 채용 전반을 진두지휘하고도 회사 내부 누구에게도 서로가 친인척관계라는 점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을 두고 MBC 안팎에서는 권 전 부사장이 프로매치코리아를 ‘노골적으로 밀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권 전 부사장이 일방적으로 프로매치코리아를 추천했고, 당시 회사 내부에서 프로매치코리아의 경력기자 채용 관련 역량 검증이 안됐다는 이유로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무시됐다는 것이다.

물론 2차 채용부터는 ‘좀 더 투명한 절차에 따라 업체 선정을 하겠다’라며 공개 입찰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프로매치코리아가 일을 다시 맡기로 한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사전 평가에서는 미디어업계 경력이 많은 다른 업체가 1위를 차지했지만 평가 점수의 60%를 차지하는 프레젠테이션 발표에서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권 전 부사장은 당시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다.

프로매치코리아는 세 번에 걸친 채용 절차를 맡으면서 2억원 넘는 돈을 받아갔다. 회사 입장에서는 경력기자 한 명을 뽑는데 1,700만원가량 사용한 셈. 5명을 뽑은 1차에는 5,000만원 정도, 3명을 뽑은 2차에는 4,500만원가량, 4명을 뽑은 3차에는 약 1억 1,000만원이 프로매치코리아에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MBC 관계자는 “각 차수 별로 별도 업무이기 때문에 업무 결과에 따라 수수료가 지급돼야 하는데 마지막에 수수료가 ‘몰아져’ 있었기 때문에 3차에 1억 이상이 지급된 것으로 안다”며 “당시 권 전 부사장과 특수관계인 업체에게 회사가 돈을 밀어줬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채용 과정도 일반적이지 않았다. 헤드헌팅업체가 의뢰 받은 회사에 추천하고자 하는 인력을 찾아 한 명씩 접촉해나가는 게 보통인데, MBC의 경우 사측에서 작성한 ‘명단’이 헤드헌팅업체에게 먼저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명단 작성에는 당시 김장겸 보도국장의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합격자 12명 중 10명이 사측에서 만든 명단에 속한 이들이다.

이에 대해 프로매치코리아 김 부사장은 “권 부사장과 아는 사이는 맞다. 권 부사장이 경제부장 시절 증권사에 다니고 있을 때부터 알게 됐다”며 “MBC와 헤드헌팅 입찰 과정도 공정한 룰에 의해서 참여한 4개 회사가 깐깐하게 검증됐다”고 해명했다. 권 전 부사장은 “(지나간 일이라) 이제 관심도 없고 말할 것도 없다”고 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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