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대세론 이어가며 42% 득표율로 낙승
총리 지낸 7선 ‘강한’ 대표 등장에 당정청 역학관계 요동
“강하고 유능한 민주당”... 대야 관계 난기류 우려도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를 뽑는 8ㆍ25전국대의원대회에서 이변은 없었다. 초반 대세론을 형성했던 이해찬 의원이 무난하게 새 당 대표로 선출됐다. 70만 민주당원들이 친노 좌장이라는 확실하고 강한 구심점을 새 리더십으로 택하면서 여권 내 역학관계 또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7선의 이 신임 대표가 그간 “더 강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해 온 만큼 당ㆍ정ㆍ청의 무게중심이 당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
이 대표는 25일 서울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합계 득표율 42.88%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송영길(30.73%)ㆍ김진표(26.39%) 의원 순이었다.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일부 예상을 깨고 낙승한 이 대표는 당내 통합부터 강조했다. 그는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철통 같은 단결로 문재인 정부를 지키자”고 우선 말했다. 전대 기간 동안 불거진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당ㆍ정ㆍ청간 불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표는 민생경제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아울러 계파 논쟁을 불식시키고, 당 공천 시스템을 투명하게 해 2020년 총선 승리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여야 5당 당대표 회담도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을 위한 최고 수준의 협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대야 관계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이 대표는 앞선 정견발표에서도 “저는 수구세력과 보수언론이 가장 불편해 하는 사람”이라며 “보수의 정치 공세를 단호히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촛불혁명 뒤편에서 기무사 적폐세력은 쿠데타를 모의했다. 친일반민족 세력은 상해임시정부의 적통을 부정하며 건국절 논란을 반복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고리로 경제위기론을 조장하는 세력도 있다”는 점을 ‘민주당 위기론’의 실체로 지적했다.
이 대표는 특히 “냉전 수구세력의 비난”뿐만 아니라 “진보진영의 이탈에 (민주당이) 흔들리고 있다”며 정의당을 포함한 범여권의 최근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감추지 않았다. 여당이 그간 공을 들여온 민주평화당ㆍ정의당과의 개혁입법연대 구축과 협치 내각 추진 등과 관련해서도 일정 정도 기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편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박주민 의원이 득표율 21.28%로 1위를 차지했다. 박광온(16.67%)ㆍ설훈(16.28%)ㆍ김해영(12.28%) 의원이 뒤를 이었다. 박정(9.30%) 의원은 5위를 차지했지만, 여성 최고위원 할당제에 따라 남인순(8.42%) 의원에 최고위원 자리를 내줬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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