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최고 수준 협치 일성에도
선명성 드러낼 가능성 높아”
한국당, 합동 방북단 제안 거절
강한 여당을 주장하는 여권 실세 이해찬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취임함에 따라 대척점에 있는 야당들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최고 수준의 협치를 전면에 내걸었지만, 이전보다 선명성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당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보수를 향한 날 선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날을 세운 자유한국당은 전반적으로 기대보다는 견제에 방점이 찍힌 분위기다. 김영우 한국당 의원은 26일 “이 대표의 취임 일성을 들으니 한쪽으로 협치를 얘기하면서 한쪽으로 ‘20년 집권을 위한 닻을 올렸다’고 했는데 이게 가능한 얘긴지 물음표가 붙는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앞서 이 대표가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여야 합동 방북단 추진 제안에 대해서도 비대위 핵심관계자가 “절대 그럴 일 없다”고 잘라 말하는 등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당의 한 전직 의원은 “이 대표는 원래부터 보수 진영에 대한 적대감이 강하다”며 “예전 보수당들보다 현재의 한국당에 대해 더 낮게 평가할 것이기 때문에 대등한 관계로 협치하고 존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예상했다. 다만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대표와 ‘노무현’이라는 고리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기는 한다.
한국당 내부적으로는 이 대표 취임이 최근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차기 당권주자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 등장과 함께 여야가 선명성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겠느냐”며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이 대표에 필적할 만한 리더의 등장을 진영 내부에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바른미래당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 대표는 전형적으로 대결과 프레임 정치에 능하고 자기확신이 강한 분”이라며 “여소야대 정국이라 포용력을 발휘할 공간도 넓지 않아 기존의 스타일대로 밀어붙인다면 우려가 앞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 내부적으로는 다음달 2일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정치적 내공으로 견줄만한 손학규 후보가 당선될 경우, 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할 계기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도 감지된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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