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초선인 박주민(45) 의원이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것. 앞서 민주당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전국대의원대회 최고위원 경선을 통해 박주민(득표율 21.28%), 박광온(16.67%), 설훈(16.28%), 김해영(12.28%), 남인순(8.42%ㆍ여성 할당)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선출했다.
40대 초선, 득표율 1위로 여당 최고위원은 처음
서울 대원외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45회)에 합격한 박 신임 최고의원은 쌍용차 노동자 해고 사태, 용산 참사, 세월호 참사 등 사회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피해자들의 곁을 지켜 ‘거리의 변호사’로 불렸다. 2012년부터 4년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사무차장, 2015년부터는 참여연대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2016년 총선 때 서울 은평갑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2016년 9월 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식장을 지키다 탁자 위에서 힘겹게 잠을 청한 사진이 보도되면서 ‘거지 갑’(국회의원은 ‘갑’인데, 거지 같은 행색)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박 최고위원의 슬로건은 ‘힘없는 자들의 힘’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이 슬로건을 구호로 내걸었다. 40대 초선의원이 득표율 1위로 여당 최고위원이 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노년ㆍ장년ㆍ청년이 어우러졌다”
박 최고위원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정말 성공시키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민주당에서도 실업률이 증가하는 등 민생경제가 악화하는 것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으며, 그 해법에 머리를 모으겠다는 게 박 의원의 각오다.
박 최고위원은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고, 당정 협의와 야당 설득을 통해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경제 지표와 통계 수치에 대한 분석이 잘못된 부분, 정책의 효과에 대해서도 널리 알려야 할 것”이라면서 “상가임대차보호법,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등 관련된 당정 협의를 하고 있으며 야당들과도 설득력 있게 얘기를 해 나가야 된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번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결과에 대해 “노ㆍ장ㆍ청이 어우러졌다”고 평가했다. 4선 이상인 이해찬(66ㆍ세종ㆍ7선) 신임 당 대표와 설훈(65ㆍ경기 부천원미을ㆍ4선) 의원이 ‘노년층’, 재선인 박광온(61ㆍ경기 수원정)ㆍ남인순(60ㆍ서울 송파병) 의원이 ‘장년층’, 초선인 자신과 김해영(41ㆍ부산 연제) 의원이 ‘청년층’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는 “다양한 세대, 다양한 지역,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받아들이는데 적절하게 잘 구성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해찬 당 대표가 소통이 잘 안 된다는 우려에 대해 박 의원은 “최근 시도당 개편대회부터 시작해서 여러 차례 만나서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최고위원 후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유세문에도 반영이 됐었다”면서 “(야당들과의) 협치 문제에 있어서도 다른 후보가 대표가 됐을 때와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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