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분야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 내년에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9년도 R&D 예산이 올해 19조6,681억원보다 3.7% 증액된 20조3,997억원으로 편성됐다고 28일 밝혔다. 최근 3년간 1%대에 머물렀던 R&D 예산 증가율을 3%대로 끌어올린 것은 혁신성장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이번 사상 최대 R&D 예산은 기초연구와 혁신성장, 삶의 질 향상에 중점 배분된다. 특히 기관이 아닌 연구자가 주도하는 기초연구와 혁신성장을 위한 데이터, 인공지능(AI), 수소경제 분야 예산이 올해 대비 증액됐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연구 분야에도 1조원 이상을 반영해 지진·화재·해양사고 구조기술, 독성물질 피해저감, 폐플라스틱 재활용, 미세먼지 대응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내년 과기정통부 예산은 올해(14조1,268억원)보다 7,080억원(5.0%) 증액된 14조8,348억원으로 편성됐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자원인 데이터의 개방과 유통을 활성화하고 이를 활용하는 인공지능 핵심기술 개발과 실증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과학계는 R&D 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 대해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론 연구윤리 정착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가짜 학술지나 가짜 학술대회에 국내 연구자들 다수가 참여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학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 연구비의 규모가 커지고 그 혜택을 받는 과학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겸 물리학과 교수는 “과학계는 자정 노력을 계속해야 하고, 정부는 연구비의 양적 증가에 치우치지 말고 투자의 질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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