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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르네상스] ‘락’의 열기, 인천은 여름마다 즐거운 비명

입력
2018.09.07 04:40
수정
2018.09.07 09: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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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포트’ 명칭의 유래는

공항∙항만∙통신∙비즈니스∙레저

인천시의 5대 중점 전략서 시작

13년간 100만명 관객 동원

누적 경제파급 효과 1260억원

국내 최대 야외 락 축제로 발돋움

해외 유명 밴드 잇달아 무대에

국내 신진 발굴의 장 되기도

락 페스티벌 외 다양한 공연 열려

12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 마련된 2018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메인 무대 앞에서 관람객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인천관광공사 제공
12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 마련된 2018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메인 무대 앞에서 관람객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인천관광공사 제공

수도권 낮 최고 기온이 34도를 웃도는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달 10~12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달빛축제공원 펜타포트 파크로 유명 로큰롤 밴드 티셔츠나 민소매 티, 선글라스, 반바지로 중무장한 록 마니아 8만5,000명이 몰려들었다. 국내 최대 야외 록 축제인 ‘2018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해 펜타포트 파크를 찾은 록 마니아들은 폭염보다 더 뜨거운 열기로 현장을 달궜다. 음악에 맞춰 신나게 뛰면서 어깨, 등을 부딪히는 록 공연 문화 중 하나인 ‘슬램’과 여러 명이 앞사람 어깨에 손을 올린 채 빙글빙글 도는 ‘기차놀이’를 하는 록 마니아들 머리 위로 소방호스에서 뿜어져 나온 물줄기가 쏟아졌지만 달아오른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2006년부터 올해까지 13년간 매년 여름 열리고 있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우리나라 대표 축제가 됐다. 올해까지 100만명이 넘는 관람객을 동원했고 누적된 경제파급효과도 1,260억원에 이른다.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에 7년 연속(2012~2018년) 선정됐고 영국 매체 ‘타임아웃’이 선정하는 가장 성공적이고 주목할만한 세계 페스티벌 50에도 3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그 동안 펜타포트 무대에는 ‘스콜피언스’ ‘프로디지’ ‘카사비안’ ‘트래비스’ ‘후바스탱크’ ‘콘’ 등 수많은 유명 뮤지션이 섰다.

[저작권 한국일보] 그래픽= 김경진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그래픽= 김경진 기자

트라이포트에서 펜타포트로

2006년부터 올해까지 빠짐 없이 해마다 열리고 있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전신은 록 마니아들에게 전설로 남아있는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이다.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은 1999년 7월 ‘딥 퍼플’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프로디지’ ‘드림 시어터’ 등 세계적 밴드들이 참여하는 국내 최초 유료 야외 록 축제로 기획됐다. 초호화 라인업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감전 등 안전문제로 첫날 행사를 접어야 했다. 당시 발길을 돌린 관람객은 2만6,000명 정도로 추산됐다.

이듬해 제2회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로 재기를 노렸으나 티켓 판매가 저조해 열리지 못하면서 명맥이 끊긴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6년 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부활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트라이포트’와 ‘펜타포트’라는 명칭은 인천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천시는 1990년대 후반 공항(Airport)과 항만(Seaport), 정보통신(Teleport)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발전 계획을 내놨는데, 여기에서 트라이(3)포트라는 명칭이 유래됐다. 펜타포트는 공항과 항만, 정보통신에 비즈니스 포트(Business-port)와 레저 포트(Leisure-port)를 추가한 것인데, 2006년 당시 인천시 목표는 국제적 허브시티와 동북아 중심 도시로의 성장이었다.

2006~2017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포스터. 인천관광공사 제공
2006~2017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포스터. 인천관광공사 제공

‘뻘밭’ 축제 오명 벗고 우리나라 대표 축제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우여곡절 끝에 부활했으나 행사장 부지 마련 문제와 전국에서 우후죽순 생겨난 크고 작은 록 축제와 경쟁 구도 속에서 부침을 겪었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비만 오면 진흙탕이 돼 ‘머드축제’ ‘뻘밭축제’라는 오명을 갖게 했던 연수구 동춘동 옛 대우자동차판매 부지에서 한동안 열리다 이후 수도권매립지 드림파크, 정서진 아라뱃길 등을 떠돌았다. 현재 달빛축제공원에 정착한 것은 2013년이 돼서다.

주관사가 두 개로 쪼개지고 지산 록 페스티벌 등 후발주자들이 등장하면서 국내외 유명 밴드 섭외와 관람객 유치에 어려움도 겪었다. 하지만 저렴한 티켓 값과 대중적인 뮤지션 섭외 등으로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마니아층도 생겨나면서 최근에는 해마다 8만~9만명이 찾는 우리나라 대표 록 페스티벌로 자리잡았다.

10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 마련된 2018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메인 무대에서 데이브레이크가 공연을 하고 있다. 인천관광공사 제공
10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 마련된 2018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메인 무대에서 데이브레이크가 공연을 하고 있다. 인천관광공사 제공

13년간 관람객 100만명… 생산유발효과 1260억

2006년부터 올해까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찾은 누적 관람객 수는 약 100만9,000명에 달한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관람객 수는 2008년 4만명에서 2010년 5만명, 2014년 9만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2015년에는 서태지 밴드가 메인 무대를 장식한 두번째 날 4만5,000명이 찾아 하루 관람객 수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지역경제에 미친 효과도 크다. 인천관광공사 계산에 따르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생산유발효과는 2012년 106억2,200만원, 2013년 167억9,600만원, 2014년 265억5,700만원, 2015년 217억4,100만원, 2016년 348억1,800만원, 지난해 163억900만원으로, 6년간 1,268억4,300만원에 이르렀다. 생산유발효과 외에 소득유발효과, 부가가치유발효과를 합친 경제파급효과 규모는 같은 기간 1,848억6,900만원에 이른다고 인천관광공사는 설명했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실력 있는 뮤지션을 소개하고 신진 뮤지션들을 발굴하는 장도 됐다. 2012년에는 밴드들이 경쟁해 우승자를 가리는 KBS의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탑밴드’ 본선에 진출한 실력파 밴드들이 헤드라이너로 메인 무대에 섰다. 최근에는 신진 아티스트 발굴 프로젝트인 ‘펜타 슈퍼 루키’를 통해 인디밴드, 신인밴드가 얼굴을 알렸다. 올해 무대에 2013년 펜타 슈퍼 루키에서 은상을 수상했던 ‘해머링’이 오르기도 했다.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 뉴질랜드 출신 브라스 밴드 ‘스트레인즐리 아라우징’이 올해 무대에 서는 등 해외 교류의 장도 되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브랜드화해 펜타포트 음악축제를 열고 있다. 펜타포트 음악축제는 락 페스티벌 외에도 펜타 슈퍼 루키, 찾아가는 공연인 펜타포트 라이브 딜리버리, 펜타포트 라이브 클럽파티 등으로 올해는 동인천역 북광장과 덕적도 서포리 해수욕장, 중구 라이브클럽 버텀라인 등 인천 전역에서 열렸다.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올해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 드린다”라며 “내년에도 지역과 상생하는 축제로 확대, 발전시켜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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