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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는 김영주 장관 “체력 소진돼 교체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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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는 김영주 장관 “체력 소진돼 교체 원했다”

입력
2018.08.31 14:46
수정
2018.08.3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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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전서 전력질주 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청와대의 30일 개각으로 취임 1년여 만에 장관 직을 내려놓게 될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쳤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31일 노동계에 따르면 김 장관은 전날 오후 11시3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고교 시절 농구선수로 뛰었던 자신의 경력을 되짚으며 “농구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앞뒤 가리지 않고 전력질주 하며 전반전을 뛰었다”며 “전반전에서 열심히 뛴 선수가 체력을 소진하면 감독은 승리를 위해 체력을 비축해둔 선수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것이 바로 운동경기이고, 삶이자 인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첫 고용부 장관인 자신을 ‘전반전에서 뛴 선수’로, 30일 신임 고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된 이재갑 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체력을 비축해둔 선수’로 각각 비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직 국회위원인 김 장관은 지난해 8월 고용부 장관으로 발탁돼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최저임금 인상 등 굵직한 과제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격렬한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서며 재계는 물론 때로는 자신의 친정인 노동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런 어려움을 겪으며 체력이 소진되고 내상을 입어, 본인 스스로 교체를 원했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전날 개각 발표 직후 “김 장관 같은 경우에는 지난 1년여 간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뭐가 좀 본인이 스스로 물러나야 될 때가 됐다고 판단하시고 개각이 시작될 즈음에 먼저 사퇴 의사를 밝힌 걸로 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장관은 “지난 1년간 노동자, 기업가, 청년, 여성, 신중년 등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과 함께하며 소통했다”며 “힘들 때도 있었지만 여러분의 따듯한 응원 덕분에 웃을 수 있었고, 때로는 함께 아픔을 나누며 두 손을 맞잡기도 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교와 실업팀에서 농구선수로 뛰었던 김 의원은 선수 은퇴 이후 서울신탁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여성 행원에 대한 차별 대우를 없애기 위해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했다. 2004년 제17대 국회에 비례대표 의원으로 입성한 뒤 19대, 20대 국회의원으로 연달아 당선됐다. 김 장관은 퇴임 이후 국회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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