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업계가 배달 열풍에 휩싸였다. 커피전문점이나 빙수카페점, 빵 프랜차이즈 업체까지 속속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배달 시장이 식음료 업체들의 새로운 격전장이 되고 있다.
SPC그룹은 제빵업계 최초로 1일부터 전국 1,100개 매장에서 빵 배달(파바 딜리버리 서비스) 서비스 시작한다. 배달 품목은 빵, 샌드위치, 샐러드, 음료 등 총 200여종으로 매장에서 파는 거의 모든 제품이 배달이 된다. SPC는 향후 경과를 보고 전국 3,000여개 매장으로 배달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이디야커피가 지난달 28일 국내 커피 업계 최초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화 한 통이면 커피 등 음료 메뉴를 사무실이나 집에서 편하게 배달 받아 즐길 수 있게 됐다. 배달 서비스는 우선 전국 500개 이디야커피 매장에서 시작됐지만 올해 안에 서울 등 수도권 전 매장에도 배달 서비스가 도입될 예정이다. 빵, 커피뿐 아니라 아이스크림(베스킨라빈스), 빙수(설빙) 업체도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식사 메뉴를 배달해 주는 패밀리레스토랑(빕스)도 등장했다.
식음료 업체들은 최근 배달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은 배달 전문 앱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배달 시장 자체가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불황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대기업이 운영하는 식음료 프랜차이즈 추가 출점이 어려워진 영향도 있다.
피자나 치킨 등에 국한됐던 배달 음식 메뉴가 다양해진 만큼 소비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신 모 씨는 “지난주 배달 서비스로 파스타를 시켜 먹어봤는데 맛도 나쁘지 않았다”며 “배달 되는 음식 종류가 많아져서 예전보다 배달 서비스를 더 자주 이용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단 배달 문화 확산으로 그동안 ‘공짜’로 인식됐던 배달 서비스가 점차 유료로 전환되면서 이에 불만을 나타내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위 교촌치킨이 지난 5월부터 배달료 2,000원을 받기 시작한 이후 배달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는 업체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빵 배달 서비스를 하는 SPC도 기본 배달료를 4,000원으로 책정해 놨다.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허 모씨는 “배달료를 내는 데도 치킨 배달에 예전처럼 1시간 이상 걸린다는 건 문제”라며 “배달료를 받는 업체들은 예전과 다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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