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보도… 민간 위성 사진 분석
30~40개 점 형태 무리 포착
美 자극할 수 있는 ICBM 동원 안 할 듯
평양 미림비행장에 1만명 이상의 북한 군인들이 도열한 모습이 포착됐다.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9ㆍ9절)을 앞두고 북한의 열병식 준비가 한창인 것으로 보인다.
공영 방송 미국의소리(VOA)는 4일 민간 위성업체인 ‘플래닛 랩스’가 지난달 31일 찍은 미림비행장 북쪽 광장 일대 사진을 분석한 결과 병력으로 보이는 40여개의 점 형태 무리가 광장 중심부에 도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각각의 점은 정사각형 형태로 서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늘어서 있었다.
방송에 따르면 다음 날인 이달 1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도 비슷한 모양의 점 30여개가 늘어선 모습이 나타났다. 광장 북서쪽 도로에서는 무기를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의 행렬도 포착됐다. VOA는 “과거 열병식에서 북한 병사 250~300명이 한 그룹을 이뤄 정사각형 형태로 행진했던 선례로 미뤄보면 지난달 31일에는 1만~1만2,000명이, 1일에는 7,500~9,000명이 각각 열병식 훈련에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열병식 준비 동향은 미림비행장에서 45㎞가량 떨어진 순천 공군기지에서도 나타났다. 북한이 운용 중인 러시아제 전투기 ‘Su(수호이)-25’ 등이 주둔 중인 해당 공군기지에서 지난달 22일까지만 해도 활주로 옆 공간에 전투기 15~17대가 있었는데, 지난달 31일에는 3~5대 규모로 줄었다가, 다음날인 1일엔 7~8대 수준으로 늘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위성사진만으로 모든 상황을 판단할 수는 없으나 열병식을 앞두고 연습 비행을 하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면서도 “위성사진만으로 열병식의 최종 규모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핵탄두를 미국까지 날려보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등장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1일 영국 로이터통신에 “무기를 숨겨놨다가 열병식 당일 공개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추측일 뿐”이라며 ICBM이 동원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점쳤다. 추이즈잉 중국 상하이 퉁지대 한반도연구센터 주임도 지난달 29일 관영 글로벌 타임스 인터뷰에서 “ICBM인 ‘화성-15’호는 북미 협상 교착 상태를 고려하면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열병식에 등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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