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법정 서는 날 소동 등
증언 단념하도록 전략 세워 실행
카톡 대화 주고받은 사실 확인
수년간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록(75)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 측이 조직적으로 재판을 방해하려 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5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공판1부(부장 이정훈)는 이 목사 편에 서 있는 만민교회 신도들이 이 목사 재판에서 성범죄 피해자들이 증언을 단념하도록 전략을 세워 실행에 옮긴 정황에 따라 조사를 벌이고 있다. 피해자들이 법정에 서기로 한 날 법원 근처에 몰려들어 소동을 일으켰고, 실제로 일부 피해자들이 증인신문기일에 출석하지 않게끔 했다는 것이다. 신도들은 일부 피해자의 재판 불출석 후 “이제 끝나가네요” “증언 안하려고 한다. 결혼도 했는데 증언하고 싶겠나” “힘을 합해 탈만민 잔당 박멸” 등의 대화를 카카오톡으로 주고 받은 사실도 검찰이 확인했다. 이 목사 측 변호인도 법정에서 가명을 사용해 증언한 피해자 실명을 수 차례 언급하는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재판부는 비공개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실명 등 성범죄 피해자 개인정보와 증인 출석 일자를 빼돌려 유포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만민교회 집사인 법원 공무원 최모씨와 또 다른 집사 도모씨를 구속시킨 바 있다. 이 개인 정보는 지난달 초 이 목사 지지자 100여명이 참여해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 공유됐다. 검찰은 이들이 재판 방해에 이용할 목적으로 피해자 개인정보를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들은 경찰 수사 단계서부터 가명으로 조사받아 왔으나 실명이 공개되면서 2차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5월 검찰은 2010년 10월부터 5년간 피해자 7명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상습준강간 및 상습준강제추행, 강간미수 등)로 이 목사를 구속기소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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