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10·4 선언기념식 평양 개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4 정상회담 11주년에 맞춰 방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집권여당 대표의 방북은 남북화해 무드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야당과 동반 방문도 추진 중이어서 정치권 차원의 남북협력에 새로운 물길이 터질지 주목되고 있다.
6일 민주당에 따르면 다음 달 4일 열리는 10·4 선언 기념식이 북한에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3일 장관급 회담에서 북측에 방북 의사를 최초 전달한 후 전날 대북특사단 방북 때도 북한에 협조를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는 평양으로 확정됐으나 규모와 참석 인원 등은 조율 중이다.
기존 기념식은 노무현재단이 매년 10·4 정상회담일에 맞춰 진행했지만 올해는 남북화해 기류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북한과 공동기념행사를 진행하기로 해 규모가 확대됐다. 참석자도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이 대표, 여당 의원들, 각 정당 대표, 정부 대표 등이 두루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핵심관계자는 “참석 의사에 따라 여야방문단 형식이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 대표로 국무총리 참석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은 현재 야당 지도부에 참석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방북이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지만 3차 정상회담 결과 등 변수는 남아 있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실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실세 여당 대표가 방북하는 만큼 이 행사를 고리로 여당 차원에서 교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면서 “북측과 최대한 접촉 빈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고 이번 방문에서도 여야를 합쳐 규모를 크게 꾸리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4일에도 “평양이나 개성에 여러 번 다녀와 평양에 있는 고위층을 많이 알고 있는데 다시 만나서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깊이 있는 대화를 하려는 희망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국회 차원에서는 이 외에도 여러 수준에서 방북 준비가 진행 중이다. 먼저 3차 정상회담에 맞춰 여야 원내대표단의 동행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인사청문회 등 일정을 고려해 국회 외교통일위 차원에서 방북의원단을 꾸려 여야 의원들이 동행하는 방법도 함께 논의 중이다. 정상회담과는 별도로 문희상 국회의장이 남북 간 의회 회담 개최를 위해 북측과 물밑 협의를 하고 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