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심환자 169명은 모두 음성 판정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것은 2015년 대유행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중동에서는 그동안에도 지속적으로 메르스 감염과 사망사례가 발생해 왔다. 1차 관문인 공항에서 감시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메르스 환자의 국내 유입은 언제든 가능하다는 얘기다.
9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8일까지 중동지역에서는 총 116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 이 중에서 30명이 사망했다. 감염지역 기준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거의 대부분인 114명(사망 30명)이 발생했고, 오만과 아랍에미리트가 각 1명이었다. 이들 세 국가는 모두 메르스 오염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단, 이번에 A씨가 메르스에 감염됐을 것으로 유력한 쿠웨이트는 지금까지 오염지역으로 분류돼지 않았다.
정부는 중동지역에서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국내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상시 감시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올해도 1월부터 이달 8일 확진환자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메르스 의심환자 신고 건수는 총 959건이 들어왔고 169명이 의심환자로 분류됐지만, 최종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지난해도 메르스 의심환자 신고 1,248건 중 220명(17.6%)이 의심환자로 분류됐으나 확진 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특히 이슬람 성지순례기간(올해는 8월 19~24일)을 전후해 메르스 감염 우려가 높다고 보고 지난달 초 주의보를 발령하고 특별검역을 실시했다.
하지만 중동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확진환자 발생을 계기로 공항 검역을 더욱 실효성 있게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이번에 환자가 공항에서부터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보면 검역과정이 아니라 환자 개인의 판단에 의해서 병원으로 이동했다”면서 “검역 시스템에 문제가 있진 않았는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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