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에 초대 특별 예우
특별전략적관계 내실화 논의
철강ㆍ석유화학 등 협력 확대
한반도 비핵화 지지 당부도
만찬 뒤 DDP 찾아 함께 옷 쇼핑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국빈 방한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지난해 격상시킨 특별전략적관계를 내실화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을 대표하는 궁궐 창덕궁을 외빈에 첫 공개, 신(新)남방정책의 핵심 협력국인 인도네시아를 각별히 예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조코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인도네시아는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친구이자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라며 “양국의 특별전략적동반관계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협력 방안을 폭넓고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기 바란다”고 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방한은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이다.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18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 선수단의 (개막식) 공동입장과 단일팀 출전에 적극 협력해 준 인도네시아 정부와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고 한반도 비핵화 구축에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인도네시아가 역점 추진하는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와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경전철과 역세권 개발, 수력발전소 건설 등 인도네시아 인프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국방ㆍ방산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며 “양국 중소기업 위주로 4차 산업혁명에도 공동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식 환영식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창덕궁에서 파격적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창덕궁 내 금천교 입구에서 조코위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양국 정상 내외는 이어 인정문 앞에서 약 300명의 육해공군 장병으로 이뤄진 의장대와 군악대를 사열하고, 전통기수단을 통과해 궁중무용 ‘가인전목단(佳人剪牧丹ㆍ아름다운 사람이 모란을 꺾는다는 뜻)’을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창덕궁은 600년 동안 조선 임금들이 집무를 보고 외국 사신을 맞고 신하들과 국정을 논하던 곳”이라며 “현대에 들어와 조코위 대통령이 조선의 궁에서 최초로 공식환영행사를 한 외국 정상”이라고 했다. 이에 조코위 대통령은 “너무 특별한 환영 행사를 해줘서 감사 드린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청와대 정상회담 뒤 만찬 자리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인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자열 LS 그룹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등 경제계 인사 17명을 초청해 경제협력 계기를 마련했다. 두 정상 내외는 늦은 밤 남북 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로 지정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깜짝 방문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DDP 쇼핑몰에서 조코위 대통령과 이라아나 여사, 자녀들의 옷을 골라 선물했고, 조코위 대통령은 “자카르타보다 옷값이 싸 놀랐다”고 했다. 두 정상 내외는 DDP를 찾은 시민들이 환호하자 사진을 함께 찍기도 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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