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3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두고 논란이 점화됐다. 여야 의원들은 잇따라 방송에 출연해 정부 대책의 실효에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집값이 급등한 43개 조정 대상 지역에서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노무현 정부 수준 이상인 최고 3.2%까지 올리기로 했다. 또 2주택자도 다른 지역 3주택 이상 보유자 수준으로 중과하고, 과세표준 3억~6억원(1주택 시가 기준 18억~23억원) 1주택자의 세부담도 늘렸다.
◇윤관석 “고강도 대책으로 집값 진정세로 돌아설 것”
이와 관련해 여당의 국토교통위원인 윤관석 의원과 자유한국당의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맞짱 토론’을 벌였다.
윤 의원은 먼저 “정부의 대책이 ‘고강도’이기 대문에 대책 발표로 부동산 시장이 진정세로 들어가리라고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또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잠재우기 위한 대책으로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며 “시장 과열 현상은 좀 가라앉으면서 (21일 발표할) 공급 대책 이후의 추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이 투기 수요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억제와 차단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김 의원은 정부 대책을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아니라 고강도 금융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대책이랄 수 있는 내용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정부가 거래 가능한 물량이 적은 데 시중의 유동 자금이 많아서 부동산 시장에 쏠리는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유동 자금을 그러면 어디로 흐르게 할 것이냐에 대한 답이 여전히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뭔가 내놓을 때마다 자꾸만 시장이 더 악화된다”며 “하나 있는 사람, 강남 사람 다 때려잡아서 중(산층)ㆍ서민들에게 뭐가 좋아지는지 설명되지 않으면 그냥 ‘화풀이 정책’일 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현아 “세 부담 늘어난다고 다주택자가 집 팔까”
9ㆍ13 대책이 과연 집값을 잡을 수 있을 지를 놓고도 두 의원은 시각 차이를 보였다. 김 의원은 “가격이 오르는 건 잡을 수 있겠지만 떨어질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부가 재산세는 건드리지 않고 종부세만 건드리고 있다”며 “다주택자나 고가 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세 부담이 늘어나지만 그 정도 세금을 매긴다고 집을 과연 팔까 의문”이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세금이 아무리 강해도 벌 수 있는 돈이 더 많으면 포기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벌 주기만으로 시장을 잡으려고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의원은 “(이번 대책으로 늘어난) 세 부담을 지면서 계속 다주택을 보유할 것인지, 아니면 이익 실현을 일부라도 하고 내놓을 것인지의 선택으로 봤을 때 일정하게 물량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정부가) 도심 내와 수도권 인근에 공공 택지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무주택자들이 필요로 하는 주택 공급은 21일 발표 때 최대한 담도록 정부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훈 “그린벨트 풀어도 수요-공급 불일치 여전해”
역시 국토위 소속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도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 아침’과 전화인터뷰에서 “무조건 억눌러서는 집값을 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8번이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모두 똑 같은 방향”이라며 “강남 같은 수요가 몰리는 곳에는 무조건 세금을 세게 올리고, 대출을 막아서 억누르고 공급도 막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이렇게 해서는 그 지역 집값만 더욱 오른다”며 “똑같은 정책을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17번을 내놨지만 강남 집값은 건국 이래 최고로 오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수요가 몰리면 공급이 늘어야 가격이 내려간다”며 “(도심 외곽의) 그린벨트를 풀어도 공급에는 시간이 꽤 걸릴 테니 수요ㆍ공급의 불일치는 여전해 강남 집값은 또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강남권 등의 재건축 완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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