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에서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하위권으로 분류된 대학들의 경쟁률이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감축과 재정지원 제한 등 정부가 예고한 강력한 구조조정의 여파가 수험생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16일 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낙제점(역량강화ㆍ재정지원제한대학)을 받은 일반대 40곳 중 2019학년도 수시모집 현황을 공개한 27개 대학을 분석한 결과 19곳(70.4%)이 전년도에 비해 경쟁률이 낮아졌다.
의과대를 보유한데다 사립명문대의 지방캠퍼스란 이점 덕분에 수험생 선호도가 높았던 연세대 원주캠퍼스의 경쟁률 하락이 두드러졌다. 2016학년도 9.5대1, 2017학년도 9.6대1, 2018학년도 12.1대1로 매년 경쟁률이 꾸준히 오르다가 올해 8.8대1로 크게 떨어졌다.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정원 10% 감축을 조건으로 일반재정을 지원받을 수 있는 역량강화대학에 지정됐다. 반면 자율개선대학 등급을 받은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전년도 13.3대1에서 14.3대1로 경쟁률이 올랐다.
서울권에서 유일하게 역량강화대학에 포함된 덕성여대의 경쟁률 역시 2018학년도 16.1대1에서 14.1대1로 하락했다. 전국 6개 여대의 수시 평균 경쟁률이 전년도 13.1대1에서 13.7대1로 소폭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부정ㆍ비리 감점을 받아 역량강화대학으로 강등된 평택대도 경쟁률은 11.3대 1에서 10.5대 1로 내려앉았다. 한국해양대 경남과학기술대 한경대 순천대 등 역량강화 국립대 4곳과 가야대 김천대 경주대 금강대 등 재정지원제한대학들의 경쟁률도 모두 떨어졌다. 금강대는 정원도 채우지 못했다(0.7대1).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대학평가에 따른 불이익을 무겁게 받아들인 중상위권 학생들의 불안 심리가 경쟁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낮은 평가 등급에도 8개 대학은 경쟁률이 오히려 올랐다. 특히 부정ㆍ비리 감점이 적용돼 역량강화대학으로 지정된 수원대는 지난해 12.3대1이었던 경쟁률이 15.3대1로 상승했다. 중위권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 진입 통로로 삼는 적성고사 일반전형의 경쟁률이 큰 폭으로 뛴 영향이 컸다. 우석대ㆍ건양대(역량강화대학), 신경대(재정지원제한대학 Ⅱ) 등도 경쟁률이 약간 올랐다. 다만, 중복합격으로 인한 미등록을 감안하면 하위권 대학의 경쟁률 변화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한편, 전국 194개 4년제 대학의 수시 원서접수 마감 결과, 서강대가 1,271명 모집에 4만3,157명이 지원해 34.0대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한양대 26.6대1, 서울여대 26.2대1, 가천대(메디컬) 25.4대1, 성균관대 24.6대1 등의 순이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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