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가 7년간 1,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가 11월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다. 최근 국산 PC 게임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국산 게임의 희망’이라고 불리는 로스트아크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17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로스트아크 공개 간담회를 열고, 이 날부터 11월 5일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해 11월 7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혼자서 다수의 적과 상대하는 ‘핵 앤 슬래시’ 방식의 로스트아크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방대한 세계관 △항해를 통해 다양한 섬을 탐험하며 다른 이용자들과 모험을 즐길 수 있는 시스템 등 블록버스터 온라인 게임 요소를 갖췄다.
최근 게임 시장이 모바일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PC게임에 대한 관심도가 다소 떨어진 가운데, 로스트아크는 전통적인 PC MMOPRG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지원길 대표이사(CEO)는 “모바일과 비교되지 않는 스케일과 감동, 콘솔에서는 부족한 빠른 업데이트 등 PC MMORPG만이 해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접근했다”면서 “특히 음악이 줄 수 있는 감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국의 유명 영화 OST 작곡가 브라이언 타일러와 협업했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타일러는 ‘어벤저스’ ‘아이언맨’ ‘분노의 질주’ 등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OST를 만든 ‘스타 작곡가’로, 이번 로스트아크 OST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직ㆍ수평적 업데이트’는 스마일게이트가 강조하는 로스트아크의 정체성이다. 지 CEO는 “레벨을 높이고 더 강한 아이템을 얻는 수직적 성장도 물론 중요하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게임인 만큼 한 자리에 머무르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경쟁과 앞으로 달려가는 걸 넘어서, 옆을 둘러보면서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숨겨진 콘텐츠를 찾는 재미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게임 내 도우미 캐릭터(NPC)와 대화를 하면서 친해지면 숨겨진 사건이나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거나,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술을 빨리 마시는 내기 등 미니게임을 할 수 있는 식이다. 금강선 총괄 디렉터는 “수평적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들은 물론 개발자들도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익 모델로는 부분유료화 방식을 채택했다. 지 CEO는 “유료화에는 지켜야 할 선이 있다”면서 “이용자들이 게임을 할 때 박탈감이나 어려움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게임을 즐기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이어 그는 “게임에는 어떤 형태로든 성취가 필요한 만큼, 최고급 장비는 노력을 해야 얻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3년간 펍지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를 제외하고는 성공작이라 할 만한 국산 PC게임이 없는 상황에서, 로스트아크는 국산 PC 게임의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이사회 의장은 “오늘 7년을 들여 제작한 트리플A급 MMORPG 게임을 소개하게 돼 영광”이라며 “로스트아크가 이용자들에게 첫사랑과 같은 느낌을 남길 수 있는 감동적인 게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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