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청와대와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이 수사 인력을 추가로 투입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수사팀은 3차장 산하 특수2부와 방위사업수사부 소속 검사 3, 4명 가량을 추가로 투입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특수1ㆍ3ㆍ4부 검사들로 구성됐던 수사팀에 추가 인원이 투입됨에 따라 수사 검사 규모는 30여명에 이르게 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해체된 이후 단일 수사팀 최대 규모로 평가 받는 ‘최순실 특별수사본부’규모와 맞먹는 규모지만, 앞으로 인력 더 투입이 될 여지도 있는 분위기다.
수사팀이 새로 인원을 추가하게 된 이유는 사법농단 수사가 4개월째로 접어든 시점에서 대법원의 자료 제출 비협조,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기각 등으로 수사 여건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3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부 70주년 ‘법원의 날’ 행사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그 다음날 서울중앙지법은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차명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법원의 비협조 속에 수사가 자칫 해를 넘기는 게 아니냐는 여론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수사의 활로를 찾기 위한 방책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관련 의혹을 받는 대법원 전현직 관계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줄줄이 기각되면서 수사팀 입장에선 당장 저인망식 수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작용됐다. 여기에 수사팀이 임 전 차장의 차명폰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한 뒤 새로운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정황을 잡은 것도 인력 확충의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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