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통령의 세 번째 평양 방문은 이전 두 차례와 사뭇 다르게 시작됐다. 18일 오전 10시 9분 평양 순안공항. 대한민국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문재인 대통령은 마중 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포옹했다. 두 정상끼리만 벌써 세 번째 만남인 만큼 이날 포옹은 절친한 친구를 대하듯 자연스럽고 뜨거웠다. 2000년 김대중,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맞이한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가볍게 두 손을 맞잡으며 인사를 청한 것과도 비교된다.
곧바로 시작된 공식 환영식은 시종 일관 부드럽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덕분에 과거 볼 수 없던 파격과 새로운 장면들이 눈에 띄었다.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의 1, 2차 방문 당시 붉은색 계통의 꽃술을 흔들던 주민들은 이날 한반도기가 들려 있었다. 여기에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쓴 대형 환영 문구도 감동을 더했다.
부부동반으로 의장대를 사열한 후 주민들을 향해 걸어가는 남북 정상 주변엔 과거 삼엄했던 양측 경호원들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평소 시민들과 격의 없는 스킨십을 해 온 문 대통령은 레드 카펫을 벗어나 주민들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든 주민들은 눈 앞에 다가온 두 정상의 모습에 감격해 했다.
공식 환영식을 마치고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하는 사이 두 정상은 함께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이 또한 남북정상회담 사상 최초의 장면이다. 연도에 선 주민 10만여 명이 이를 바라보며 한 목소리로 ‘조국 통일’을 외쳤다.
이날 두 정상은 역시 사상 처음으로 노동당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구축을 향해 한 발 더 다가섰다. 남은 이틀간 이들이 만들어 낼 새로운 장면, 새로운 합의에 기대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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