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등이 적시된 ‘9월 평양공동선언’의 전체 내용을 북한 매체가 20일 보도했다. 남측 보도와 별 차이가 없었다. ‘비핵화 노력을 확약한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육성도 대내 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소개됐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6시 10분쯤 ‘9월 평양공동선언’이라는 제목으로 선언문 전문을 공개했다. 전날 남측이 공개한 전문과 비교하면 ‘북과 남’으로 자신들을 앞세우고 정상(수뇌)과 흩어진 가족(이산가족), 발동기(엔진) 등 자신들의 고유한 표현을 사용했을 뿐 같은 내용이었다.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 용의가 담긴 제5조 2항도 ‘북측은 미국이 6ㆍ12 조미(북미) 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녕변 핵시설의 영구적 페기(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는 문구로 명시됐다.
그러나 평양공동선언 부속 합의서로 채택된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는 채택 사실만 전하고 전체 내용을 싣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울 방문을 약속했다고 전하며 “평화와 번영으로 향한 성스러운 여정에 언제나 두 손을 굳게 잡고 앞장에 서서 함께 나아갈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히면서도 문 대통령이 전날 공동기자회견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을 의미한다”며 구체화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기를 전하지는 않았다.
평양공동선언 채택 소식은 대내 매체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주민들에게도 전해졌다. 전날에 이어 방북 이틀째인 문 대통령 소식을 사진 20여장과 함께 대대적으로 보도한 신문은 1, 2면에 공동선언 전문과 기자회견에서 나온 두 정상의 주요 발언 내용을 실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나가기로 확약한 데 대하여 강조하시었다”며 전날 생중계된 김 위원장 육성 발언 내용을 소개하고, 문 대통령이 15만명의 평양시민들 앞에서 연설한 사실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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