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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산모 모두 위험한 조산, 예방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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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산모 모두 위험한 조산, 예방이 중요”

입력
2018.10.01 22:0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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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산 경험 임신부 또 조산할 위험 2배 높아 

 조산아 사망, 전체 영아 사망자의 60% 차지 

 조기 진통ㆍ양수 터짐ㆍ자궁경관무력증 등이 조산 위험신호 

임신 기간이 37주 미만이거나 출생 시 몸무게가 2.5㎏ 이하인 출생아를 ‘조산아(미숙아)’라고 한다. 정상아보다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다. 보건복지부ㆍ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17’에 따르면 전체 출생아 중 조산아 출생비율이 계속 늘고 있다. 2016년 조산율은 7.2%로 2000년 3.8%보다 3.4%포인트 증가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자녀 수)은 지난해 역대 최저인 1.05명까지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고위험 임신, 특히 조산 분야 명의인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조산예방치료센터장(55ㆍ산부인과 교수)을 만났다. 김 교수는 세계조산학회 아시아ㆍ오세아니아지부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 교수는 “병원 분만실이 20% 정도 문을 닫을 정도로 출산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지만 조산아 출생비율이 점점 더 늘어나 걱정”이라며 “아이는 물론 산모까지 위험할 수 있는 조산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조산아 출생이 계속 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전체 출생의 5~10%가 조산으로 분만된다.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는 데도 불구하고 임신 37주 미만에 태어나는 조산아 비율이 계속 늘고 있다. 조산아 출생 비율이 2000년 3.8%에서 2006년 4.9%, 2010년 5.9%, 2011년 6.0%, 2012년 6.3%, 2016년 7.2%였다. 초혼 연령 상승, 고령 산모 증가, 체외 수정술(In Vitro Fertilization)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조산 위험 요인 가운데 ‘이전 임신에서 조산한 경험’이 가장 큰 요인이다. 조산한 여성은 다음 임신에서도 조산할 위험이 1.5~2배가량 높아진다. 따라서 이전 임신에서 조산했는지, 그렇다면 임신 몇 주에 몇 차례나 있었는지, 만삭 분만한 적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은 조산을 예방하기 위한 필수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이는 일찍 태어난 조산아가 전체 영아 사망자의 60% 정도나 되기 때문이다. 조산아가 생명을 유지해도 신경계 발달장애, 호흡기계 합병증, 출생 후 성장 지연 등으로 집중 치료를 해야 한다. 단기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심각한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조산은 어떻게 치료를 하나. 

“조산 치료는 출산 징후가 왔을 때 적절한 치료를 통해 분만을 늦춰 신생아가 더 성숙하게 하는 치료법이 주로 쓰인다. 실제로 조산의 75% 정도는 조기 진통, 양수 터짐, 자궁경관무력증, 융모막염 등 위험신호를 연이어 보내기 때문에 의료진이 이를 잘 파악해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조산 치료를 위해 이른 진통이 생긴 임신부에게 자궁수축억제제나 항생제, 스테로이드제등을 투여해 진통을 억제하고 분만을 늦춰왔다. 그러나 일부 임신부는 약물을 견디지 못하거나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진통이 빨리 온 임신부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 자궁수축억제제 투여법 개발이 절실하다.”

 -조산 위험을 예측하는 방법은 없나. 

“현재 조산을 100% 예측하고, 치료하는 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다만 조산을 어느 정도 의심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따라서 조산 위험이 발견되면 건강한 출산을 위해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해야 한다. 가장 큰 조산 위험 요인은 조산 경험과 자궁 경부 길이 감소, 치주염 등 감염질환, 흡연 등이 조산 위험을 높인다.

이전에 조산한 적이 있다면 다음 임신에서 조산할 위험이 1.5~2배가량 늘어나 조산 경험은 조산의 가장 주요한 위험인자로 꼽힌다. 따라서 조산 재발을 막으려면 조산 후 최소 1년 이후 임신을 계획하도록 한다. 자궁 경부의 길이도 조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임신 16~24주에 임신부의 자궁 경부 길이가 2.5㎝ 미만으로 짧아졌다면 조산 위험이 높아진다.”

 -조산 예방을 위해 임신부가 해야 할 일은. 

“임신부가 조산을 예방하려면 체중과 체질량지수(BMI)를 적절히 유지하고, 치주염이나 비뇨기계 감염을 예방하고, 비타민 등 항산화제를 먹고,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줄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직장에 다니는 임신부라면 되도록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임신부 홀로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정부나 사회가 임신부가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는 환경을 마련해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조산을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 치료법으로 프로게스테론 치료와 ‘맥도널드 수술’이라 부르는 자궁 경부 원형결찰술이 있다. 프로게스테론 치료는 여성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질정 또는 근육주사로 투여하는 방법으로, 호르몬 제제이지만 임신부와 태아에게 안전하다. 프로게스테론 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조산을 더 확실하게 예방하려면 자궁 경부를 묶는 맥도널드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조산 조기진단법과 조산 방지 약물 치료에 온 역량을 쏟고 있다. 비침습적 조산 예측법을 개발하기 위해 조기 분만군 임신부의 혈액이나 질 분비물에서 여러 세균의 DNA를 추출해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를 시행하는 ‘조산 예측 마커’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개인 유전자형 변이에 따라 조기 진통 치료제의 합병증 차이를 밝혀내고 환자 유전자형에 따른 개인 맞춤형 진통 억제제 투여법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런 연구가 3~5년 내 연구에 성공한다면 임신 초기 진단ㆍ관리로 조산을 예방하고 조기 진통 임신부에게 맞춤형 진통억제제를 투여할 수 있어 획기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조산예방치료센터장은 “국내 출산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지만 조산아 출생비율은 오히려 점점 늘어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화의료원 제공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조산예방치료센터장은 “국내 출산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지만 조산아 출생비율은 오히려 점점 늘어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화의료원 제공
김영주 교수
김영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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