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시작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 외교수장을 잇달아 만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리 외무상은 뉴욕 입성 다음날인 26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과 첫 대좌를 했다. 미측 제안으로 이뤄진 이날 회동 이후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긍정적 만남”이라는 평가를 내렸고, 이후 폼페이오 장관의 4차 평양 방문이 공식화됐다.이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의 북한 카운터파트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서 리 외무상으로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리 외무상은 같은 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각각 만나 전통적 우방국으로서의 친선 관계를 재확인하는 한편,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도 회동했다.
유엔을 무대로 한 북한의 숨가쁜 외교전은 지난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며 사실상 고립 상태에 놓여 있던 상황과 매우 대조적이다. 북한이 한반도 주변 4강을 만나며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리 외무상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동을 염두에 두고 내부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리 외무상은 26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비동맹운동(NAM) 외무장관회의 연설에서 “현시기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데서 평화 문화를 힘있게 추동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문제로 나선다”고 강조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북미 협상에서 긍정적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29일 리 외무상이 북한 대표로 나서는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는 비핵화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