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혼조 다스쿠(本庶佑ㆍ76) 교토(京都)대 특별교수는 2일 ‘후한서’에 나오는 유지경성(有志竟成ㆍ강한 뜻을 품고 있으면 반드시 이뤄낼 수 있다)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소개했다. 일본 언론들도 혼조 교수의 연구에 대한 끈질긴 집념을 소개하면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혼조 교수는 “실험을 하다 보면 실패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 때마다 기가 꺾이면 안 된다. 불가능은 없으니 반드시 길이 있다는 생각으로 연구해 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노벨상 수상과 관련해 “기초의학 분야의 많은 연구자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면 나로서는 기대 이상의 기쁨이 될 것”이라고 후학들을 독려했다.
도쿄(東京)신문은 그가 연구 비용을 걱정하는 후학들에게 “돈이란 것은 아무래도 좋다”며 “1억엔(약 10억원)이 부족하다면 내 집을 팔아서라도 마련해 줄 테니 돈 때문에 실험을 못하겠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호통을 친 일화를 소개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혼조 교수는 “과학은 다수결이 아니다”며 “기존 개념을 깨뜨리는 소수파 속에서 새로운 성과가 나오는 것”이란 신념을 품어왔다고 소개했다. 또 그의 PD-1 발견이 항암치료제인 옵디보의 개발로 이어졌다는 점을 언급하고 2만5,000명 이상의 치료에 옵디보가 사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혼조 교수는 “시대를 바꾸는 연구에는 6개의 C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은 전했다. 그가 자신의 연구관으로 밝힌 6개의 C란 호기심(Curiosity), 용기(Courage), 도전(Challenge), 확신(Confidence), 집중(Concentration), 지속(Continuation)을 지칭한 것이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연구는 무엇인가를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이 없으면 안 된다”면서 “교과서에 쓰여져 있는 것을 믿지 않고 반드시 내 머리로 생각해서 납득될 때까지 연구하는 것이 내 방식”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기초연구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당부했다. 그는 전날 “(기초연구를 하지 않은 채) 모두 응용연구만 하려는 것은 난센스”라며 “더 많은 예산으로 젊은 연구자 등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신문은 최근에 대학과 연구기관에 대한 운영 지원금이 줄어들면서 면역학 등 기초연구의 쇠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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