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침대 공포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에는 전북 전주 아파트 화장실에서 기준치 보다 훨씬 높은 라돈이 검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3일 전주시와 해당 아파트에 따르면 대기업이 신축해 지난 2월 입주한 덕진구 송천동 A아파트 안방화장실에서 기준치 18배 이상의 라돈이 측정됐다.
실제로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전주시가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 148㎡평형 안방화장실 상판 선반에서 2,462~3,696베크렐(㏃/㎥), 같은 평수의 공용화장실에서는 2,604(㏃/㎥)의 라돈이 검출됐다. 이는 기준치 200베크렐(㏃/㎥) 보다 12~18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 109㎡형과 129㎡형에서도 기준치 보다 조금 높은 라돈이 나타났다.
이는 전주시와 주민들이 육안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휴대용 라돈측정기로 측정한 결과다. 문제의 천연석 선반이 설치된 아파트는 145가구 이른다.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된 가구의 주민들은 현재 안방화장실 사용을 피하고 있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아파트의 화장실 천연석 선반을 철거하는 바람에 타일이 깨지는 등 욕실에 하자가 발생했다며 피해 대책을 시공사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공사측은 “라돈 측정은 2018년 1월 이후 사업계획을 신청한 공동주택부터 의무 대상이기 때문에 이미 입주한 아파트는 법적 대상이 아니다”면서 “전주시와 주민들의 라돈 측정 방식도 환경부 공인 방법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라돈을 측정할 때 측정기를 대상물과 1.2m 떨어진 높이에서 측정해야 한다고 내용도 전주시에게 전달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측정치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했다”며 “시공사가 주민들과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도록 중재와 행정지도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학 기자 shc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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