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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들 “문 대통령ㆍ김정은ㆍ트럼프 노벨평화상 유력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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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들 “문 대통령ㆍ김정은ㆍ트럼프 노벨평화상 유력후보”

입력
2018.10.04 16:02
수정
2018.10.04 21:5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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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ㆍ한국일보 자료사진
2018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ㆍ한국일보 자료사진

5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동수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여러 차례 정상회담과 한반도 긴장 완화가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덕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결격사유’가 너무 많기 때문에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도 많다. 전문가들은 대신 성범죄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Too)’ 운동을 수상자로 전망했다.

각국 도박사들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AFP통신과 인터뷰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댄 스미스 소장은 “(한반도 정세변화가) 올해 이 분야의 가장 극적인 사건임에는 틀림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점도 많다. 김 위원장은 세계에서 가장 인권과 동떨어진 정권의 수장이고, 국제 분쟁을 키우는 트럼프 대통령도 평화와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물론 문 대통령이 홀로 상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 선례도 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평화 협상을 체결한 덕에 2016년 노벨상을 수상했지만, FARC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는 반군의 인신매매와 마약 거래 책임 때문에 제외됐다. 스웨덴 웁살라대의 페터 발렌스텐 교수는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치러낸 점에서 높은 평가를 할 만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비핵화 협상이 아직 초기 단계여서 평화상이 너무 이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노벨평화상 전문가로 꼽히는 역사학자 아슬리 스벤은 “노벨위원회가 전례를 고려한다면 한반도 협상은 올해 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수상했지만 이후 평화체제 정착에 실패하고 북한 핵개발을 막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국제 시민단체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을 선정하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자제를 촉구한 노벨위원회가 완료되지 않은 비핵화 협상에 상을 안기는 것은 논리적 타당성이 떨어진다.

협상의 완결성 면에서는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의 공식 종전 선언을 이끌어낸 아비 아메드 에티오피아 총리의 점수가 더 높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비 총리는 수상은커녕 후보자 명단에도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은 매년 2월에 끝나는데, 아비 총리는 올 4월에야 총리직에 올랐기 때문이다. 당연히 후보 추천을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미투' 운동을 처음 제안한 미국 여성운동가 터라나 버크(앞줄 가운데)가 2017년 11월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 거리에서 열린 성폭력 생존자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미투' 운동을 처음 제안한 미국 여성운동가 터라나 버크(앞줄 가운데)가 2017년 11월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 거리에서 열린 성폭력 생존자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스벤과 오슬로평화연구소(PRIO)의 헨리크 우르달 소장은 지난해처럼 올해도 국제기구나 시민사회 가운데서 수상자가 나올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들은 ‘미투’ 운동에 주목해 △‘미투’란 표현을 처음 제안한 미국의 시민운동가 터라나 버크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집단 성폭행 피해자를 돕는 산부인과 의사 드니 무퀘게 박사 △성폭행 생존자 출신 이라크 야지디족 인권운동가 나디아 무라드 등을 단독 혹은 공동 수상 후보로 지목했다.

무퀘게 박사와 무라드는 노벨평화상 후보 명단에 단골로 오르는 인물인데, 성범죄 피해 관련 논의가 활발한 올해가 수상의 적기로 평가됐다. 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한림원이 유력 인사 성폭력 파문으로 곤욕을 치르는 상황에서, 이웃 국가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가 노벨상의 불명예를 덜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미투’ 관련자 이외에 △로힝야 난민 사태ㆍ예멘 내전 피해자에게 식량을 보급한 세계식량계획(WFP) △지중해 난민 구조 활동을 벌인 시민단체 SOS 메디테라네ㆍ국경없는의사회ㆍ국제구조위원회(IRC) △터키ㆍ미얀마 등 권위주의 국가의 언론 탄압과 싸운 국경없는기자회(RSF) 등도 후보로 꼽힌다. 반면 도박사들은 프란치스코 교황,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UNHCR),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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