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반나절 북한 방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네 번째 방문이니 낯설지 않을 것”이라며 인사를 건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미국 블룸버그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일본을 출발, 오전 중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2시간 가량 회담하고 백화원 영빈관에서 90분 동안 업무오찬을 함께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찬에 앞서 김 위원장에게 “다시 만나 기쁘다”며 악수를 한 뒤 김 위원장의 어깨에 손을 얹고 웃음을 지었다.
미 국무부가 공개한 영상 속에서 김 위원장은 나란히 걷는 폼페이오 장관에게 “불편한 데는 없느냐”고 물었고 폼페이오 장관은 “전혀 없다. (김 위원장과) 북한에서 두번째 만나게 되니 기쁘다”고 답했다.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네번째 우리나라 방문이니 다른 사람보다 낯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했고, 폼페이오 장관도 “그렇다”고 답했다. AP통신은 북한 관리들이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면담할 것을 알았으나 오찬을 함께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찬에서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북측과 실무 조율을 맡아 온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이 참석했다. 김영철 부위원장과 김성혜 실장이 동석한 것은 북한 내에서 통일전선부가 여전히 북미 협상을 담당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밖에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김 위원장 보좌로서 모습을 드러냈다.
평양 회담을 마친 폼페이오 장관은 오후4시 평양을 떠나 곧바로 서울로 이동한 후, 강경화 외교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을 차례로 면담해 회담 결과를 공유했다. 주말 동안 도쿄(東京)에서 평양으로, 다시 서울에서 각국 정상을 만나며 숨가쁜 일정을 소화한 폼페이오 장관은 8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향한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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