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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1.5도 제한, 지구 살리기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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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1.5도 제한, 지구 살리기 나선다

입력
2018.10.08 18:41
수정
2018.10.08 22:5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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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 기자회견에서 IPCC 의장단이 총회에서 채택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 기자회견에서 IPCC 의장단이 총회에서 채택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평균온도가 2100년까지 2도 상승하는 경우 바닷속 산호초가 99% 사라지는 반면 1.5도 상승하는데 그치면 최대 30%는 살아남는다는 과학적 분석이 나왔다. 육상동식물이 서식지를 잃을 확률도 2도 상승일 때보다 1.5도 상승 시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의 목표(지구평균온도 상승폭 2도)를 1.5도로 낮추면 기후변화 위험을 확실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난 1~6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제48차 총회를 열어 지구평균온도 상승폭 2도와 1.5도 비교를 통해 1.5도 목표의 필요성과 달성방안을 담은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195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8일 발표했다. 당초 총회는 5일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회원국 사이에 치열한 논의로 하루 연장된 6일 마무리됐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이번 세기말(2100년)까지 지구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보다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되 1,5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목표는 2도로 설정하면서 1.5도는 단지 노력의 영역으로 남겨둔 셈이다. 이번 보고서는 당사국총회가 1.5도 목표의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IPCC에 공식 요구해 작성된 것이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오는 12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제24차 당사국총회에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을 유도하는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예정이어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 한국일보]전지구 평균온도_신동준 기자/2018-10-08(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전지구 평균온도_신동준 기자/2018-10-08(한국일보)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대비 현재 지구평균온도는 약 1도 올랐는데 현재 속도로 온난화가 지속되면 2030년에서 2052년 사이 상승폭이 1.5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지구평균온도 상승폭이 2도일 때와 1.5도일 때 확고한(robust) 차이를 보인다고 봤다. 우선 해수면 상승폭이 2도보다 1.5도일 때 10㎝ 낮아지면서 도서지역과 저지대 연안지역에 사는 인구 1,000만명이 해수면 상승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차이가 크다. 10만5,000개 생물종 가운데 1.5도 온난화에서는 곤충 6%, 식물 8%, 척추동물 4%가 서식지 절반을 잃지만 2도 온난화에서는 비율이 각각 18%, 16%, 8%로 2배 이상 늘어난다. 아울러 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하면 수세기 동안 1,500만~2,500㎢의 영구동토층이 녹는 것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판마오 자이 IPCC 제1실무그룹 의장은 “산악지대에 영구동토층이 많은데 그 밑에 많은 온실가스가 매장돼 있다”며 “기온이 2도 오르면 1.5도 상승시보다 영구동토층이 빠르게 녹아 아래에 있던 온실가스가 대기에 방출돼 지구온난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2도 온난화에서는 여름철 북극해 해빙(海氷)이 녹아서 사라질 확률이 10년에 한 번이지만 1.5도에서는 100년에 한 번 발생으로 크게 낮아진다.

2도 온난화에서는 여름철 북극해 해빙(海氷)이 녹아서 사라질 확률이 10년에 한 번이지만 1.5도에서는 100년에 한 번 발생으로 크게 낮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2도 온난화에서는 여름철 북극해 해빙(海氷)이 녹아서 사라질 확률이 10년에 한 번이지만 1.5도에서는 100년에 한 번 발생으로 크게 낮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보고서는 2100년까지 지구평균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10년보다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최소 45% 감축해야 하며 2050년까지 순-제로(net-zero) 배출이 달성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순-제로 배출은 흡수기술 등을 통한 흡수량이 배출량과 같아지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비용도 수반된다. 1.5도 달성을 위해서는 2050년까지 연간 9,000억달러(약 1,020조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1.5도 온난화 달성을 위한 에너지원 비중은 다소 논란거리다. 보고서는 1.5도 달성을 위한 4가지 모델 경로를 제시했는데 모두 석탄, 석유, 가스 비율은 줄어들지만 원전의 비율은 2010년보다 59~501%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원전 찬성론자들은 보고서가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원전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는 주장을 편다. 1.5도 온난화 달성을 위한 원전 활용에 대한 질문에 짐 스키 IPCC 제3실무그룹 의장은 “특정 기술에 대한 적절 여부 판단은 내리지 않는다”며 “원전에 대해서는 중립적 입장이다”고 답했다. 기상청 관계자도 “모델 경로는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여러 시나리오를 수치로 제시한 것뿐”이라며 “이를 판단하고 적용하는 것은 각국이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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