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강학교의 장애 학생 폭행 사건에 이어 서울 강서구의 특수학교인 교남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폭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서에서 폭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본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그 교사는) 사람이 아니고 악마였다”며 분노했다.
이 사건은 학교로 아이를 데리러 갔다가 폭행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 장애 학생 어머니를 통해 알려졌다. 수사에 착수한 서울 강서경찰서가 최근 3개월치 복도의 CCTV 영상을 조사한 결과 교사 10여명이 연루된 폭행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피해 학생은 2명이다. 이 학교는 최근 교육부가 8~9월 전국 특수학교 17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아 학부모들은 더 큰 충격에 빠졌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 A씨는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초등학교 6학년, 지적장애 1급 아들을 발로 차고, 올라타서 주먹으로 때렸다”면서 “다른 아이의 폭행 장면이 찍힌 영상은 엄마가 볼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심각하다고 (경찰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A씨는 “교실에는 CCTV가 없다. 복도에서 잡힌 것만 해도 이렇게 심각하다. 사각지대에서 우리 아이들은 더 심하게 맞았을 것”이라며 “악마한테 아이를 맡긴 게 아이한테 너무 미안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교사가 폭행 사실을 은폐하려고 한 정황도 나왔다. A씨는 “우리 반 애들 앞에서 막 폭행을 했는데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집에 가서)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들었다”면서 “(경찰에 있는) CCTV 영상을 공개해 장애 아이들을 동물처럼 취급한 것을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A씨는 관계 당국에 철저한 진상 규명도 촉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 교남학교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학생들을 폭행한 A 교사는 담임에서 배제됐고, 경찰은 A 교사에 대한 구속영장(아동학대 혐의) 신청을 검토 중이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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