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셀(Sell) 코리아’ 투매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살얼음판을 걷는 코스피는 또 다시 연중 최저점을 찍으며 2,100선마저 무너졌다. 코스닥 역시 1년만에 700선 아래로 내려 앉았다.
24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코스피는 8.52포인트(0.40%) 내린 2,097.58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검은 목요일’ 이후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해온 2,100선을 내 줬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1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3월10일(2,097.35) 이후 1년7개월여 만이다. 코스닥도 19.70포인트(2.74%) 내린 699.30에 마감됐다. 코스닥 지수가 700선을 하회한 것은 작년 11월7일 1년만이다.
하락세를 이끈 것은 외국인들의 순매도 공세였다. 외국인은 이날 3,290억원어치의 순매도 물량을 쏟아내 닷새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개인도 2,60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만 나 홀로 5,80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51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만 3조2,528억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7,670억원)까지 합칠 경우 외국인 자금은 한달새 4조원 이상 빠져나간 셈이다.
증시에선 글로벌 무역분쟁과 미국 금리상승 등 악재들이 쌓이면서 ‘어디가 바닥인지 모르겠다’는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 격화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신냉전 체제 구축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며 글로벌 분쟁 확산 우려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이 호재보다는 악재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낙폭이 더 커지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전날 동반 하락했던 일본 닛케이지수와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이날 각각 0.37%, 0.31%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결국 한국 증시에서만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 주식시장이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현금지급기(ATM)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5.3원 내린 1,132.3원으로 마감됐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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