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쏟아지는 비판 속 피츠버그 예배당 찾은 트럼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쏟아지는 비판 속 피츠버그 예배당 찾은 트럼프

입력
2018.10.31 08:20
0 0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피츠버그에 모여 있다. AP 연합뉴스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피츠버그에 모여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방문해 ‘트리 오브 라이프’ 유대교 예배당 총기난사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했지만, 피츠버그 유대인 공동체에 속한 시위대 2,000여명의 시위대가 그를 맞았다. 이들은 “말은 의미가 있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우리는 벽이 아닌 다리를 건설한다”같은 피켓을 들기도 했다. 비판자들은 폭력을 조장하는 분열주의적 정치 문화를 만든 일등 공신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총기 난사 사건 이후 그의 언행이 이를 반성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백악관 취재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맏딸 부부 이방카 트럼프ㆍ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함께 피츠버그 트리 오브 라이프 예배당을 방문했다. 랍비 제프리 마이어스의 인도로 20여분 간 예배당 내에 머무른 후 건물 밖 추모소에 놓인 다윗의 별 표식에 돌을 올려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에도 방문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희생자 가운데 4명의 장례식이 열렸지만 이들 중 최소 1명의 유족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거부했다. 대니얼 스타인(71)의 유족 스티븐 헐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총기난사 사건 직후 예배당에 총기로 무장한 경비가 필요했다는 발언을 문제 삼으며 “모두가 그 발언을 부적절하다고 여겼다. (피해를 입은) 공동체를 비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인 빌 페두토 피츠버그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피츠버그 방문을 결정하자 유족의 의지와 경비인력 등을 고려해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의견을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고 방문을 강행한 이후에는 그를 맞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나마 랍비 마이어스가 “증오는 정치적이지 않다.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가릴 수 없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피츠버그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 추모소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 일행. AP 연합뉴스
피츠버그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 추모소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 일행. AP 연합뉴스

피츠버그의 진보적 유대인 단체는 7만명이 서명한 공개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를 비판하고 정책과 발언으로 소수자를 겨냥하는 것을 중단하지 않는 한 피츠버그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30여년간 반유대주의를 비판하는 운동을 펼쳐 온 반명예훼손연대(ADL)의 에이브러햄 폭스먼 전 회장은 반대로 “나는 그가 피츠버그에 왔으면 한다. 장례식에 가서 그의 말이 낳은 행동으로 인해 일어난 고통을 봤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폭스먼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유대주의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가 차별주의자들에게 행동의 정당성과 모종의 ‘자신감’을 부여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국 유대교 단체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전날 공화당 선거유세에서 메시아닉 유대교 소속 랍비를 유대인 공동체의 대표로 내세운 것을 문제삼았다. 펜스 부통령은 30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레나 엡스타인 하원의원 후보 유세에 참석했는데 이 행사에 메시아닉 유대교 랍비인 로런 제이콥스를 유대 공동체 대표로 초청했다는 것이다. 이날 제이콥스가 피츠버그 희생자 추모보다 ‘복음주의 영웅’ 펜스와 공화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앞세운 것도 문제가 됐다. 메시아닉 유대교는 예수를 구세주로 받아들이라는 교리를 중심으로 유대 관습의 종교적 의미를 부정하기 때문에 유대인 단체나 이스라엘에서는 기독교 복음주의 일파로 분류하고 있다.

ADL은 로버트 바워즈(46)가 저지른 이번 총기난사 사건을 미국 역사상 가장 잔혹한 유대인 겨냥 범죄라고 규정했다. 바워즈는 살인과 증오범죄를 포함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재판 결과에 따라 최대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