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15일 개봉
우시지마 신이치로 감독
“언젠가 헤어져도 오늘은 최선을”
“소설과 영화로 워낙 많은 팬을 거느린 작품이라 개봉을 앞두니 조심스럽고 떨리네요.”
그럴만도 한 것이 우시지마 신이치로(37) 감독이 선보이는 작품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다. 일본 베스트셀러 소설이자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이미 한차례 영화화된 작품. 우시지마 감독은 15일부터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선보인다.
줄거리는 익숙한 대로 시한부 소녀 사쿠라, 외톨이 소년 ‘나’의 우정과 사랑이다. 애니메이션은 빛과 바람의 질감까지 느껴지는 사실적인 그림과 섬세한 감정 묘사를 주무기로 삼았다. 미국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우시지마 감독이 연출 제안을 받은 것은 2016년, 장편 연출은 처음이다. 영화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됐지만, 작업 시간이 많이 걸리는 2D 애니메이션이라 더 늦게 선보이게 됐다. 3D 시대에 2D를 고집한 건 역시 ‘손맛’ 때문이다. 애니인만큼 영화보다는 소설 원작에 더 충실하다.
배경음악이 특히 귀를 사로잡는다. 우시지마 감독은 “사쿠라는 비밀을 숨기고 있고 ‘나’는 과묵한 성격이라, 주인공의 감정을 보여 주기보다 장면의 감성에 어울리는 음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유명 모던 록 밴드 스미카는 오프닝과 엔딩, 하이라이트인 불꽃놀이 장면에 삽입된 주제가 3곡을 불렀다. “아주 성실하게 작업해 줬어요. 마지막 주제가는 15번이나 고쳤어요. 처음 음악을 시작했던 젊은 시절 마음가짐으로 돌아가 청춘에 대한 고민을 담아 내려 했다고 하더라고요.”
기술 발달 때문에 재패니메이션의 힘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나온다. 우시지마 감독은 낙관적이었다. “신카이 마코도 감독의 ‘너의 이름은’(2017)이 예전엔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라서 성공한 건 아닐 겁니다. 발전하는 기술에 개성을 잘 버무린다면 언제든 부활할 수 있다고 봐요.”
그렇기에 작품 속 사쿠라의 말은 더 소중하다. “너나 나나 어쩌면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왜 하고 싶은 일을 안 하고 있느냐고 사쿠라가 말합니다. 언젠가 헤어져도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자는 메시지가 관객에게 잘 전달됐으면 합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