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관일에 일부 고객 초청 할인행사
11월을 맞아 주요 백화점에서 진행되는 ‘우수고객(VIP) 전용 쇼핑데이’ 행사에 유통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백화점들은 VIP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려는 마케팅 행사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고객 차별 대우’라는 불편한 시선도 감지된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5일 ‘잠실점 에비뉴엘’에서 오전 11시30분부터오후 8시까지 VIP 고객만 대상으로 하는 ‘에비뉴엘 프라이빗 쇼핑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백화점 휴관일에 진행되는 이 행사에는 초청장을 받은 VIP 고객만 입장 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VIP 고객에게 초청장을 보내 주요 명품 제품을 할인 판매하고 다른 백화점에 아직 입점하지 않은 단독 상품도 소개한다고 안내했다. 또 VIP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위해 문화 공연을 열고 간단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다과도 준비할 예정이다. 한적한 매장에서 느긋하게 쇼핑을 즐기며 제품도 싸게 구입 할 수 있는 이 행사에 VIP 고객들의 호응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이 운영하는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도 오는 19일 정기휴일을 이용해 VIP 전용 쇼핑 데이인 ‘P-DAY’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 행사에 초대된 VIP 고객들 역시 한적한 매장에서 명품 제품을 싸게 구입하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국내 VIP 쇼핑 데이의 원조격인 이 행사는 벌써 10년 이상 진행돼 왔다.
백화점들이 11월에 경쟁적으로 VIP 쇼핑 데이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통상 연말이면 열리는 유명 브랜드의 ‘시즌오픈’ 할인행사와 관련이 깊다. 시즌오픈 할인행사를 열기 전에 VIP 고객을 먼저 초청해 유명브랜드 제품을 싸게 구입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고가 제품을 효과적으로 판매하려는 백화점들의 현실적인 계산도 깔려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VIP 고객들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겠지만 구매 여력이 있는 VIP 고객들의 지갑을 우선 공략하는 측면도 있다”며 “백화점은 VIP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고가 제품도 효과적으로 파는 일거양득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백화점들의 마케팅 전략에 일반 고객들은 차별대우라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지모씨는 “VIP만 들어가 쇼핑할 수 있는 행사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며 “초대받지 못한 고객 입장에서는 차별 받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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