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비리 실태를 공개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당국을 향한 고강도 비판에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에게도 날을 세웠다. 사립유치원의 공공성강화와 사유재산보호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 총리 발언이 시의적절 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은 사립유치원에게는 자성을 요구하는 한편 일명 ‘박용진 3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 의지를 보였다.
박 의원은 6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비리근절 및 공공성강화를 위한 열린 간담회’에서 사유재산 보호를 요구하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를 비판하다가 “이낙연 총리 말씀도, 지금 그 말을 할 타이밍(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한 이 총리가 "민간 보육사업은 양면이 있다. 어린이를 기른다는 공공성 측면을 무시할 수 없고, 그러면서 사유재산 보호를 무시할 수도 없다"며 "양쪽 다 살리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박 의원은 “유치원 비리 상황이 다 드러났는데도 한유총은 감사 받을 테니 돈을 달라는 식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들을) 개인사업자라고 하는데 정부 지원을 말할 때는 또 그런 얘기를 하지 않는다”며 “세금이 들어가는 곳은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당국의 안이한 태도와 무책임함에 대한 질타도 이어갔다. 그는 “교육부가 내놓은 유치원 공공성 강화 대책의 70~80%는 추가 예산도 법 개정도 필요하지 않다”며 “교육당국이 다 할 수 있던 것을 이제야 하겠다고 정리해서 발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계 법령을 바꿔도 이처럼 교육당국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이행을 요구했다. 또 박용진 3법(유아교육법ㆍ사립학교법ㆍ학교급식법 개정안)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 개정안을 별도로 만드는 자유한국당에 대해 박 의원은 “시간 끌기 할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이) 검토해서 안을 빨리 내 법사위로 넘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제에 나선 조희연 교육감은 “폐원하는 유치원의 경우 학부모가 참여하는 협동조합형 유치원으로 만드는 것에 많은 분들이 도전하길 바란다”며 “시교육청은 공영형(공립 수준으로 정부 지원도 받고 회계 관리도 하는 유형)이나 매입형(사립을 사들여 공립으로 전환)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한유총은 이 총리 발언을 환영하면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박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한유총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와 여당은 사립유치원들이 주장하는 설립자ㆍ원장 사유재산권 인정 요구를 철저히 묵살했다"면서 "유 부총리와 박 의원이 이끌어온 기존 정책 기조를 이 총리가 제지했다"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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