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션 1 주제발표
“최근 평균 성장률 6%대 고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아세안 지역에서는 경제활동이 활발한 중산층이 5억명을 넘어섰다. 인도까지 범위를 넓히면 10억명이 넘는다. 과거 단순히 ‘생산기지’로 치부하던 신남방 지역이 이제 소비기지이자 우리의 생활 터전이 된 것이다. 이들과 상생ㆍ번영하는 공동체를 이뤄야 하는 이유다.”
김현철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은 7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코라시아포럼’의 첫 번째 세션 ‘상생과 번영의 한ㆍ아세안’ 주제발표에서 우리가 아시아 남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역설했다.
먼저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가 50여년간 의존해왔던 미국과 일본, 중국과의 교역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미국우선주의와 보호주의무역을 내걸고 있는 미국은 물론, 외교 마찰을 자주 빚는 일본과도 상황이 좋지 않다”며 “우리나라 수출액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사드 보복 이후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며 한류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비해 아세안과 인도를 포함한 신남방지역은 ‘블루오션’이다. 특히 아세안 지역은 전 세계에서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곳이자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많이 여행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정부는 단순한 교역 증진이 아닌 ‘공동 번영’을 신남방정책의 제1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한국과 아세안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번영의 틀을 함께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반도에 가장 필요한 ‘평화’를 위해서도 아세안의 역할이 중대하다고 봤다. 김 위원장은 “아세안은 소속된 모든 국가가 북한과 수교 중인 유일한 공동체”라며 “싱가포르가 앞장서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를 제공했고,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남북공동입장과 남북단일팀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안보 측면에서도 이 지역 정부와 역내 테러ㆍ사이버테러 등에 공동 대응할 예정이다.
‘사람 간 교류’도 신남방정책의 한 축을 담당한다. 김 위원장은 이를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0년까지 아세안과 인적 교류를 1,500만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위원장은 “한류를 바탕으로 상호 방문객을 확대하는 등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관계를 맺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정부가 추구하는 신남방정책은 공동번영(co-Prosperity)ㆍ평화(Peace)ㆍ사람(People)을 뜻하는 ‘3P’가 핵심”이라며 “내년까지 아세안 10개국 순방 및 정상 방한 등을 완료하며 신남방 지역과 전략적 협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김현철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게이오(慶應)대 경영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쓰쿠바(筑波)대 부교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부원장 등을 거쳐 한국중소기업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 등 국내기업을 비롯해 토요타ㆍ캐논 등 일본 기업에 경영 자문을 맡았던 글로벌 경제환경 분야 전문가로 현재 대통령 비서실 경제보좌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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