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탄생도 철도가 큰 역할
몽골도 한국 제안에 적극 협력
푼살마긴 오치르바트 몽골 전 대통령이 7일 철도를 매개로 남과 북, 몽골을 포함한 동북아시아가 상생 번영을 이루자고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동북아 6개국(남ㆍ북ㆍ일본ㆍ중국ㆍ러시아ㆍ몽골)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를 만들자”고 제안한 데 대해 긍정적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오치르바트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본보가 주최한 코라시아 포럼에서 서밋 스피치를 통해 “유럽연합이 생기는 데 철도 산업이 매우 큰 역할을 한 것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몽골은 남부 지역과 서북부 지역을 연결하는 간선 철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총 1,815㎞의 철로를 더 늘리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전하며 “이를 중국과 이어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를 구축할 수 있도록 사업 타당성 조사도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오치르바트 전 대통령은 “만약 이러한 철도 공동체 구축이 본격화하면 내륙 국가인 몽골의 지리적 단점을 극복할 수 있고, 타 대륙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한국 역시 반도의 한계를 넘어 내륙과의 연결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라시아, 더 나아가 유럽과 오세아니아까지의 공동 협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될 것”이라고도 기대했다.
현재 몽골의 한반도 통일지지 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오치르바트 전 대통령은 올해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남북, 북미 그리고 한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개최된 데 대해 몽골 학자들도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같은 한반도 평화 무드가 △남북의 상호 이해와 협력 증진 △아시아 평화 및 안전의 허브 역할 구축 △동북아시아 개발 사업 달성을 위한 환경 조성 △전 세계 평화와 번영 기반 조성 등 의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반도 비핵화가 코앞에 다가오고 있다”며 “아시아 평화 체제 및 유엔의 지속가능한 발전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환경ㆍ사회ㆍ경제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아시아의 포럼을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지속가능발전 목표란 국제사회가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하는 빈곤ㆍ기아퇴치, 경제성장, 불평등 감소 등 17개 목표로 2015년 유엔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된 의제다. 오치르바트 전 대통령은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 발전과 정치적 협력을 위해 공동 입장을 내세운다면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가 될 것”라고 강조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푼살마긴 오치르바트
몽골 전 대통령. 1985년 연료에너지 장관, 1988년 대외경제관계 공급장관을 거쳐 1990~97년 몽골 초대 대통령을 지냈다. 1992년 공산주의를 포기하고 민주주의 노선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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