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본보 주최로 열린 ‘코라시아 포럼’에 참석한 정ㆍ재계 리더들은 지금의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아시아 평화로 이어가 팍스아시아나(아시아가 주도하는 세계질서) 시대를 열어가자고 다짐했다. ‘한반도 평화, 아시아의 기회와 도약’이란 주제로 코라시아 포럼은 달라진 한반도 분위기를 보여주듯 뜨거운 관심 속에 성대하게 치러졌다.
특히 포럼 시작 전에는 한ㆍ인도네시아, 한ㆍ타지키스탄 양자 회담이 동시에 열려 양국 정치 지도자들이 양국 협력 관계를 다지며 한반도 평화에 힘쓰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포럼에 기조 발제자로 참가해, 문희상 국회의장과 양자 회담을 가진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뒤 저에게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도움을 드리고자 행동하기도 했다”며 “남북관계가 더 발전하고 한반도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에 대해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고 완전한 비핵화가 실현된다면 남북뿐 아니라 아시아, 전 세계에 아주 중요한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의장은 이어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낼 당시 청와대가 보유한 헬기 4대 중 절반이 인도네시아산이었다고 언급하며, 양국이 방위산업 분야에서 협력하길 바란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다블라탈리 사이드 타지키스탄 제1부총리는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양자 회담에서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의 초청장 및 친서를 전달했다. 2015년 4월 세계 물 포럼 계기로 방한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던 라흐몬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답방 차원의 자국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열린 VIP환담회는 국내 정치인과 아시아 지도자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국제교류의 장으로 바뀌었다. 국회 외교통일위 소속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원유철ㆍ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유창한 영어로 각국 대사들과 담소를 나눴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은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과 한미 경제협력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참석자들은 본 행사 축사를 통해 한반도가 아시아 공동번영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문 의장은 “지구상에 유일했던 냉전체제 해체에 대한 기대감이 아주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신북방ㆍ남방정책’을 언급하며 “한반도가 동남아와 동북아를 잇는 허브가 될 것이며 아시아가 세계경제 중심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한반도가 올해 들어 평화 정착과 공동 번영을 모색하는 국면으로 급반전했다”면서 “한반도가 평화의 발신지로 변모한다면, 한반도는 물론 아시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식민 지배와 냉전의 터널을 벗어난 아시아의 많은 나라가 경제 성장과 정치 발전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며 이전과 달라진 아시아의 위상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한반도 번영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선(先) 비핵화는 반드시 준수해야 할 가이드라인”이라며 “북한의 인권 탄압을 방치한 채 평화를 추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당부했다. 반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국가지도자로서 김정은과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이룰 수 없는 ‘신국가전략’을 믿는 것”이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아시아의 번영 엔진이 되도록 손을 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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