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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책꽂이] 아마존 등 빅4 분석… “플랫폼 공룡기업 당신도 할 수 있다”

입력
2018.11.12 18: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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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만 한국조폐공사

플랫폼 제국의 미래

스콧 갤러웨이 지음ㆍ이경식 옮김

비즈니스북스 발행ㆍ448쪽ㆍ1만8,000원

◇추천사

한국조폐공사(KOMSCO)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상품권, 신분증, 공공서류 등의 진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KOMSCO 신뢰 플랫폼’을 구축 중입니다. 온라인 상에서도 공공 신뢰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조폐공사의 최고경영자 입장에서 이 책은 전쟁터 같은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서 거대 기업들의 현재와 미래를 제시하며 공사의 미래를 점검할 수 있게 해줍니다.

조용만 한국조폐공사 사장. 한국조폐공사 제공
조용만 한국조폐공사 사장. 한국조폐공사 제공

기업가 출신의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쓴 이 책의 원제는 ‘The Four’다. 시쳇말로 옮기면 ‘4대 천황’쯤 될까. 저자가 지목하는 ‘천황’들은 글로벌 플랫폼 시장을 선도하는 4대 기업인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이다. 최근 경영인들의 필독서 목록에 자주 오르내리는 여느 플랫폼 경제 관련 서적과 비교하면 이 책은 성과가 빼어난 기업들을 분석해 성공 비법을 추출한다는 점에선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저돌적이고도 냉철한 비판정신으로 분석 작업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차별화된다. 아마존, 구글 같은 기업을 후발주자가 우러르며 따라야 할 전범(典範)으로 제시하는 대신, 이들 공룡기업을 둘러싼 신화를 깨부수며 ‘당신이라고 못할 건 없다’고 격려한다.

저자는 아마존을 강박에 가까운 영역 확장으로 소매유통업을 폐허로 만든 기업으로 평가한다. 아마존이 인구 밀집 지역 주변에 로봇으로 자동화된 물류 창고를 빠르게 늘려온 지난 10년(2006~2016년) 동안 아마존 주가는 19배 상승한 반면 시어스(-95%) JC페니(-83%) 베스트바이(-49%) 등 경쟁 유통업체 대부분의 주가는 폭락했다. 전통의 강호 월마트는 겨우 2% 올랐을 뿐이다. 상품 검색 및 주문 정보를 대량 수집해 고객의 소비욕구를 고객 자신보다 더 정확히 파악한 덕분이다. 저자는 “아마존은 머지않아 소비자가 굳이 어떤 결정을 내리거나 주문하지 않아도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할 것이다”고 전망한다.

애플의 성공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14.5%(2016년 기준)만 점유하고도 시장 전체 수익의 79%를 쓸어가는 전략에서 비롯됐다. 저자는 이를 ‘사치품 전략’으로 규정한다. 창업자(스티브 잡스) 우상화, 세련된 디자인, 고급스러운 직영 매장 등 명품 산업의 경영 공식을 답습해 제조비용에 비해 훨씬 높은 가격을 매겼다. 더구나 롤렉스, 루이비통처럼 소량생산 원칙을 고수하는 전통 명품 브랜드와 달리, 애플은 스마트폰이라는 대량 판매 제품에 명품 이미지를 투사하는데 성공하며 현금보유액만 덴마크 국내총생산(GDP)에 버금가는 공룡 기업이 됐다.

페이스북은 20억명 회원에게 갈망과 연결이라는 본능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거대 플랫폼 기업으로 부상했다. 타인이 영상, 사진, 문자로 기록한 경험이나 기억하고픈 순간을 접하면서 이용자는 소비 욕구는 물론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친밀감을 느낀다. 그렇게 발생하는 인간관계는 페이스북에 의해 꼼꼼히 수집돼 광고 유치의 원천이 된다. 페이스북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원리도 마찬가지다. 이용자의 정치 성향을 간파해 클릭을 유도한 포스트를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돈벌이에 나서는 것이다. 페이스북과 함께 디지털 광고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구글에 대해서도 저자는 검색 서비스 제공을 통해 개개인의 성향을 속속들이 읽어내고 이를 광고 수익과 연결시키는 이 회사의 경영 방식에 우려를 표한다.

저자는 누구라도 단시간에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잠재력을 제공하는 플랫폼 경제의 특성상, 이들 4개 기업에 맞서 또 다른 거대기업이 탄생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진단한다. 그 지름길은 다름 아닌 ‘빅4’의 뛰어난 전략을 선택적으로 따르는 것이다. 저자는 △제품 차별화 △선견지명 있는 투자 △세계시장 진출 △호감 이미지 △고객 경험 통제 △인공지능 △최고의 인재 △지정학적 위치 등을 그 비결로 제시한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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