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처리 협조 위해 3당 원내대표 방문
후임 홍남기 부총리 후보자 임명까지 업무 수행
명에 퇴직을 신청한 후 회사로 출근하는 심정이 이런 걸까.
이미 후임이 내정된 상황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말이다.
13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김 부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찾아 3당 원내대표를 차례로 방문했다. 새해 예산안 처리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호소하고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서다. 교체를 앞두고는 있지만 예산안 처리를 비롯해 후임의 인사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는 애매한 입장이다.
이날 김 부총리를 맞이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김 부총리 옆에서 청와대의 인사를 비판했다.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 발언으로 논란이 된 직후 김 부총리 경질 카드를 꺼내 든 인사 절차를 문제 삼은 것인데, 김 부총리는 “이제 그만하시죠”라고 웃음으로 말하며 김 원내대표의 손을 잡아끌었다. 김 부총리에 대한 한국당의 ‘러브콜’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기에 그의 속마음이 더욱 궁금해지는 장면이었다.
어쨌든 김 부총리로서는 이날 국회 방문으로 “국회에서 또 볼 것”이라는 본인의 지난주 발언을 그대로 지킨 셈이 됐지만 명퇴를 앞둔 그의 발걸음은 왠지 가볍지 않았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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