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지,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통상적 범위에서 벗어난 일 없어”
과장 논란 제기된 NYT 보도, 정치 공세로 판단한 듯
존 볼턴 “트럼프 대통령, 2차 정상회담 준비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북한의 비밀 탄도미사일 운용 기지를 거론하며 미국을 속이고 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미시일 기지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며 “우리는 논의되는 기지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새로운 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통상적인 범위에서 벗어난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단지 가짜 뉴스가 더 늘었다”며 “만약 상황이 악화되면 내가 여러분에게 가장 먼저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앞서 NYT는 황해북도 삭간몰 기지를 비롯해 북한 미사일 기지 13곳을 확인했다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북한이 미국을 속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민주당 등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놀아나고 있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 보도는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기지에 대한 북미간 구체적인 합의가 없고 신고 여부 등에 대한 협상을 앞둔 상황인데도 북한 미사일 기지를 ‘미신고’로 규정하고 합의를 위반했다는 취지로 몰아세워 과장 논란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미사일 기지 활동이 현재로선 통상적인 범위라고 판단하면서 관련 보도를 자신의 대북 접근에 대한 정치 공세로 보고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협상의 동력이 다시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13일 아세안 회의 참석차 방문한 싱가포르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 인사들에게 대통령이 연초 김정은과 두번째 정상회담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여전히 관심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볼턴 보좌관은 NYT 보도에 대해선 “나는 정보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면서도 “명백히 우리는 북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매우 잘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그들이 비핵화를 한다면 다른 미래로 향할 수 있는 문을 열고 걸어 들어갈 엄청난 기회를 줬다”며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그것(비핵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에 여전히 열의를 보이고 있지만, 제재 문제를 두고 북미간 힘겨루기가 지속돼 협상 돌파구가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염두에 두고 “상황이 악화되면 내가 가장 먼저 알려줄 것이다”고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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