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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요의 생활의 발견] 대여한 그림 벽에 걸고 매일 사랑에 빠져… 급기야 그림 구매까지

입력
2018.11.17 04:4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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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ㆍ끝> 그림으로 완벽해진 거실

하얀 벽에 걸린 작은 그림 하나. 거실의 운치를 더해줍니다. 최고요 제공
하얀 벽에 걸린 작은 그림 하나. 거실의 운치를 더해줍니다. 최고요 제공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하다 보면 광고를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를 알게 될 때가 많습니다. 저처럼 작은 집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짐 보관 서비스나, 평수에 상관없이 4만5,000원이면 집안일을 해준다거나, 꽃이나 원두를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흥미로운 비즈니스들을 보며 ‘오, 괜찮은데?’하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어느 날은 그림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알게 됐습니다. 한 달 단위로 요금을 내면 내가 고른 그림을 우리 집에 걸 수 있답니다. 대부분의 작품이 국내 작가의 원화라고 합니다. 새로 생긴 그 그림 대여회사가 홍보를 위해 처음 몇 달간 무료로 그림을 대여해주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사이트를 둘러보니 꽤 멋져 보이는 작품이 많아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수락을 하고 며칠간 고심해서 그림을 고릅니다. ‘우리 집 거실에 어울리는 작품이 무엇일까?’ 고민이 깊어지다 보니 결론이 나질 않습니다. 후보들을 정해놓고 포토샵으로 이 그림 저 그림 거실에 걸어봅니다.

처음 그림을 벽에 걸었을 때 느낌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거실이, 아니 집 전체가 단 한 점의 그림으로 인해 완벽해지는 기분이란. 그 후로도 몇 번이나 그림 대여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가장 좋았던 때는 김찬송 작가의 유화가 걸렸을 때입니다. 아침에 방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오면 그 그림을 바라봤죠. 볼 때마다 매일 같이 사랑에 빠졌습니다. 화장실에 갈 때도 거실의 그림이 잘 보이도록 화장실 문을 활짝 열어뒀습니다.

그림의 힘을 알게 된 후, 처음으로 그림을 사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치가 아닐까 하는 마음도 내심 들었죠. 그런데 국내 작가들의 그림들을 자주 접하다 보니, 어쩌면 내가 살 수 있는 그림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표는 우리 집에 잘 어울리는 유화로, 예산도 정해두었습니다.

지인의 SNS로 함미나 작가를 알게 됐습니다. 함 작가의 전시회를 감상하러 갔다가 딱 원하던 느낌의 그림을 만났습니다. 크기는 조금 작지만, 두꺼운 프레임의 원목 액자에 넣으면 안성맞춤일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격도 마침 예산 안쪽입니다.

그렇게 처음 그림을 구매했습니다. 두꺼운 월넛 프레임을 사서 그림을 끼워 넣고 거실에 건지도 벌써 반년이 지났습니다. 질리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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