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서울 강서구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피의자 김성수(29)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실시한 결과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치료처우과는 15일 “김씨가 우울증 증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으나 사건 당시 치료경과 등에 비춰 봤을 때 정신병적 상태나 심신미약 상태에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판명된다”고 정신감정 결과를 공개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22일 김씨를 공주 치료감호소로 이송해 김씨에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밝혀내기 위해 정신감정을 실시했다. 법무부 소속기관인 치료감호소는 정신질환 범죄자를 수용ㆍ치료하는 정신병원 기능을 가진 수용기관이다.
정신감정은 감정 전문요원으로 지정된 정신과 전문의의 개인면담과 행동관찰, 다면적 인성검사 등 각종 검사를 통해 이뤄졌다. 이런 과정을 거쳐 주치의가 감정초안을 작성했고 정신과의사 7명과 담당공무원 2명으로 구성된 정신감정 진료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신감정서가 최종 확정됐다.
김씨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는 재판에서 양형을 결정할 주요 참고 자료로 쓰이게 된다. 형법 제10조에 따라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는 벌하지 않으며, 이 같은 능력이 미약한 자에게는 형을 감경하게 돼 있다.
재판부가 심신미약을 인정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짐에 따라 김씨는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따르면 ‘보통 살인’의 기본 형량은 10~16년이다. 여기에 가중되면 15년ㆍ무기징역 이상, 감경되면 7~12년이다.
김씨는 지난달 14일 서울 강서구 한 PC방에서 서비스가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20대 아르바이트생과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얼굴 등을 수 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수년 동안 우울증 약을 복용해왔다”고 진술하며 의사 소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심신미약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났으니 신병이 넘어오면 충실히 조사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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